한국사회, 어디로?김우창·송복·송호근·장덕진 지음,아시아 펴냄·사회
“최종적으로는 정치의 창조적 가능성을 인정하고 참여해야 한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정치혐오가 아수라 같은 오늘을 만들었다. 정치를 혐오하는 것은 대표자가 아닌 지배자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기는 것이다. 설사 선한 지배자라 하더라도 그를 믿어서는 안 된다. 악한 지배자도 선한 대표자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슈톰카의 말처럼 민주주의는 불신의 제도화를 통해 신뢰를 만들어낸다”- `한국사회, 어디로?`중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혼돈과 정체에 빠진 한국사회, 그 본질적 문제는 무엇인가? 어떻게 극복하며 더 나은 사회로 전진할 것인가?”
`한국사회, 어디로?`(아시아)는 최근 탄핵 정국 막바지를 맞아 혼돈이 더욱 커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해 `시대의 지성`으로 불리는 4명의 학자의 `더 나은 한국 사회로 가기 위한 길`에 대한 고민을 풀어낸 책이다.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80),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80), 송호근(61)·장덕진(51)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가 `미래전략연구`시리즈로 기획한 여섯 번째 단행본인 이 책에서 시민들의 의식 변화를 통해 이번 사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책은 `좌 촛불, 우 태극기`- 이 상충 에너지가 어떤 정권을 만들든 그들 세력이 가장 먼저 세심히 살펴봐야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이고, 그들 세력이 가장 공들여야 하는 시대적 책무는 그것을 시민과 더불어 극복하고 치유하는 길을 닦는 일이라는 당대 석학들의 고뇌 어린 목소리들과 그 실증을 담았다.
김우창 교수와 송복 교수는 당대 최고 석학으로서 가히 경지에 도달한 그 인문적이고 역사적인 사유를 진지하고도 감동적인 교향악처럼 한국사회에 들려준다. 송호근 교수는 실증적이고 분석적인 통찰력에 인문학적 상상력을 겸비한 보기 드문 학자로서 그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장덕진 교수는 실증적이고 분석적인 학문의 세례를 받은 세대의 대표적인 학자답게 세 필자의 사상과 통찰력에서 나오는 주장들을 다양한 경험적 증거들에 근거한 변주를 보여준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 송호근 교수가 집필한 1장은, 한국이 당면한 여러 가지 사회적, 경제적 장벽을 돌파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를 시민민주주의로 설정하고, 그것의 미시적 기초로서 `시민성 배양`을 강조하고 있다. 2장에서 송복 교수는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한국인의 의식전환 문제를 두 가지로 압축했다. 하나는 일반 국민의 `문치의식`에 대한 재고(再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사회 고위직층의 `희생의식`에 대한 제고(提高)다. 김우창 교수가 집필한 3장은, 우리 사회가 보다 인간적인 사회가 되고 그러한 사회의 안정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살만하고 좋은 사회가 되는 데에 필요한 교육과 문화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심오하고 광범하면서도 정연한 사유를 전개하고 있다. 4장은 장덕진 교수가 김우창, 송복, 송호근 교수의 `더 나은 한국사회를 위한 사유와 제언`을 여러 나라의 경험적 증거에 견줘 그 정당성을 증명해주는 글이다.
김병현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장은 “우리 사회에는 거대담론적인 미래전략도 있어야 하고, 실사구시적인 미래전략도 있어야 한다. 거대담론적인 미래전략 연구가 이상적인 체제를 기획하는 원대한 작업에 주력한다면, 실사구시적인 미래전략 연구는 가까운 장래에 공동체가 당면할 주요 이슈들을 예측하고 대응책을 제시하는 작업에 주력한다. 그 작업의 일환으로, `더 나은 한국사회`를 위한 길을 안내하는 것에 이 책의 방점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3년 2월 출범한 포스텍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는 미래사회를 조망하고 대응전략을 탐색하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그 결실들로서 `박태준미래전략연구총서`를 지속적으로 출간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