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누에

등록일 2017-02-23 02:01 게재일 2017-02-23 18면
스크랩버튼
조 현 명
낡은 집 부수며 비비대어 나오는 나를

누가 애처롭다고 측은하다고 하는가

헐어버린 희고 둥그런 감옥

누가 주워 옷 해 입는가

어렵게 몸 빼내어 날개에 힘을 얻고

껍질 벗어버리고 얻는 새로운 하늘

인간아!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란다

누에의 존재 가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물론 애벌레를 감싸고 있는 하얀 집에서 실을 뽑는것에 누에의 존재 가치는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시에서 시인의 인식은 좀 다르다. 그 고치 속에서 몸 빼내 날개에 힘을 얻어 새로운 세계로 날아오르려는 애벌레에게 가 닿아있음을 본다. 새롭게 열어가는 하늘로 날아오른 것이 고치 속 애벌레의 꿈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인식이 너무 닫혀있고 경직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데 의문을 던지는 의미 있는 시가 아닐 수 없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