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미지의 현상에서 느끼게 되는 원초적 공포 다뤄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7-02-17 02:01 게재일 2017-02-17 13면
스크랩버튼
리바이벌<BR>스티븐 킹 지음<BR>황금가지 펴냄·공포소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인 스티븐 킹의 2014년작`리바이벌`(황금가지)이 번역 출간됐다.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저자가 같은 해 출간한 `미스터 메르세데스`와 함께 `시카고 트리뷴`이 선정한 2014년 화제의 책 12선에 꼽힌 인기작이다.

기타리스트가 된 소년과 신을 등진 목사의 평생에 걸친 기이한 인연과 거기에서 비롯된 초자연적인 공포를 다뤘다. 근래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끈 대작들을 연이어 발표해 온 스티븐 킹은 `리바이벌`에서 자신의 초기 작품들에서 드러냈던 장기를 십분 발휘해 미지의 현상에서 느끼게 되는 원초적인 공포를 흡인력 넘치는 이야기 속에 생생하게 담았다.

저자는 아서 매컨의 `판이라는 위대한 신`, 메리 셸리의`프랑켄슈타인`, H. P. 러브크래프트의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면서 “오랜만에 초자연적 공포를 다룬 본격 호러를 쓰고 싶었다. 또한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현재 `리바이벌`은 `안녕, 헤이즐`의 조시 분 감독이 영화화를 준비 중이며, 제이컵스 목사 역으로 새뮤얼 잭슨이 물망에 올라 있다.

이야기는 노년에 접어든 주인공 제이미 모턴이 그의 인생을 뒤흔든 `제5의 인물이자 변화 유발자이자 숙적`인 제이컵스와의 만남을 회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평범한 가정의 막내아들인 제이미는 여섯 살 때 처음으로 마을에 새로 부임해 온 목사 제이컵스와 조우한다.

전기에 비상한 관심이 있던 제이컵스는 여러 가지 실험과 발명품을 통해 단박에 제이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또한 자신의 기술을 발휘하여 일시적으로 목소리를 잃은 제이미의 형 콘래드를 치유하는 기적까지 일으킨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인해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잃고 절망에 빠진 제이컵스는 가족의 장례식 이후 집전한 설교에서 신앙을 모독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마을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린다.

성장하면서 기타를 접하며 록의 세계에 빠져든 제이미는 약물에 중독되고 밴드 동료들에게도 버려져 그야말로 바닥을 치던 30대 중반에 우연히 `번개 사진사`로 탈바꿈한 제이컵스와 재회한다. 그리고 대니, 댄, 찰스, 찰리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전직 목사와 또다시 결별과 만남을 반복하며 파국적인 결말로 치닫는다.

`리바이벌`은 보다 기나긴 세월 동안 경험할 수밖에 없는 상실감과 절망을 낱낱이 보여 줌으로써 더욱 비정하고 지독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어찌 보면 작품 후반부에서 실체가 드러나는 초자연적인 공포 보다도 이러한 부분들이 더 소름 끼치는 감각을 선사하며 스티븐 킹표 공포소설의 진가를 드러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