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차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 `24시간 가동` 제동<BR> 5등급 안동병원·순천향구미병원 등도 입원만 받아<BR>`정원구조 합리화 정책` 지방병원 의료공백 부추겨
경북지역 수련병원들이 신생아 전문의를 구해도 수련의(전공의)가 없어<본지 2월7일 4면 보도> 신생아집중치료실을 제대로 운영하기 힘든 것으로 드러났다.
구미차병원이 최근 어렵사리 신생아 전문의를 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신생아집중치료실이 지역에서 다시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소아과 전공의가 단 1명도 없어 24시간 운영은 하지 못한다.
신생아집중치료실은 신생아 전문의를 비롯해 관련 직무 수행자 여부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눠진다.
그동안 전문의를 구하지 못한 구미차병원과 안동병원, 올해 신생아집중치료실을 폐쇄한 순천향구미병원 등은 현재 5등급을 유지하며 신생아 입원만 받고 있다.
구미차병원 관계자는 “신생아 전문의를 2년 3개월만에 구하면서 신생아집중치료실 등급을 2등급으로 올려 24시간 운영하려고 했으나, 그동안 전공의를 1명도 배정받지 못해 24시간 운영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면서 “현재 소아과 전문의 4명과 신생아 전문의 1명 등 총 5명의 전문의로는 신생아집중치료실 24시간 운영은 외래진료 환자들에게 더 큰 불편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5등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등급이긴 하지만 입원한 신생아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바로 신생아 전문의에게 비상 연락을 취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지역병원에 수련의가 없는 것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3년부터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 수와 전공의 인원 전원을 일치시키는 일명 `정원 구조 합리화`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6명 줄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수련병원들이 전공의 수를 임의로 늘려 인력 부족 문제와 인건비를 아껴 온 것은 사실이며, 이는 반드시 고쳐져야 할 중요한 문제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현재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정원 구조 합리화 정책은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 현실은 무시하고 일방적인 중앙 집중식 의료 수혜를 불러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수련의 수가 갑자기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환자 수가 많은 대도시 큰 병원부터 수련의가 배정이 되다보니 지역병원들은 전문의를 어렵게 구해도 응급센터 운영은 사실상 이끌어 갈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며 “보건복지부는 숫자만 맞추는 일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 모두에게 의료 혜택이 갈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한편, 구미지역 수련병원인 순천향구미병원과 차병원의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순천향구미병원에만 수련의 1명이 현재 근무하고 있다.
구미/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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