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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고` 부작용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7-02-13 02:01 게재일 2017-02-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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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고가 직장인들의 생활스타일까지 바꿔놓았다. 점심시간에 추위도 잊은 채 회사 인근 포켓스톱에서 게임 아이템을 구하고 포켓몬을 잡는 직장인들이 늘어났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 인터넷공간에서도 열풍이 이어졌다. 포켓몬을 대신 잡아주는 서비스가 생겼고, 각종 공략법과 포켓몬 출몰지역 정보도 활발히 공유한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찮다. 며칠 사이에 운전 중 게임을 하다가 적발된 사람이 5명이나 되었다.

GPS를 조작하는 꼼수 사용자들도 있다. `위치조작 앱`은 스마트폰을 인식하는 위치를 강제로 조정해 직접 이동하지 않고도 원하는 지역에 닿는다. “사람들이 집에서 벗어나 활동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한 그 취지가 무색해졌다.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지만 시골이나 도심에서 벗어난 지역 사람들은 게임을 이용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오히려 찬성한다. 개발사는 “GPS 조작은 인증되지 않은 앱을 설치하는 것으로 악성코드 감염 등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최근 포켓몬 고 관련 사이버범죄 주의보가 내렸다. 경찰청은 포켓몬 고 관련 앱이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는 사례를 발견했다며 앱 설치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포켓몬 고 열풍을 틈탄 악성코드 유포나 사기, 해킹도 우려된다. 포켓몬을 자동 사냥해주는 `오토봇` 프로그램 파일에서 컴퓨터 내 다른 파일을 삭제하는 악성코드가 발견되기도 했다.

포켓몬 고가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부작용도 있고, 위험성 때문에 박물관 직원들의 일거리가 늘어나기도 한다. 국립경주박물관에는 포켓몬이 많이 나타나는 포켓스톱이 12곳, 포켓몬을 이용해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체육관`은 2곳이나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을 찾는 것은 좋지만 자칫 사고가 날 위험도 있다. 전시관을 오르내리는 계단도 많고, 야외에는 석조물이 즐비하게 놓여 있어서 게임에 정신이 팔려 걷다가 걸려 넘어지거나 머리를 부딪히기 십상이다. 박물관 측이 주요 지점 마다 안내문을 세우고 순찰도 강화하느라 본연의 업무가 소홀해질까 우려스럽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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