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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권력자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7-01-19 02:01 게재일 2017-01-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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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료방법을 두고 의사와 AI의사 `왓슨`의 의견이 엇갈렸다.

의사는 항암제 투여를, 왓슨은 방사선 치료를 주장했다. `알파고`가 바둑계를 석권, “AI는 완벽하다”란 인식이 퍼진 후, 환자는 왓슨의 처방을 택했다. 인천 길병원이 지난해 왓슨을 도입했는데, 대장암, 위암, 폐암, 자궁경부암, 유방암 등 5가지 암환자들 대부분이 AI의사의 처방을 따랐다. 의사는 오진을 할 수 있지만 AI는 더 정확할 것이라 믿은 것.

의사들의 권위의식은 대단하다. 선배의사의 말에 토를 다는 후배의사는 없다. 환자가 자신의 병에 대한 의견을 말하면 의사는 매우 기분 나빠한다. “환자가 기어오르고 말이야….” “당신이 의사야!” “그렇게 잘 알면 왜 나한테 왔어!” 이렇게 환자를 기 죽인다. 그러나 이 권위의식이 중대 고비를 맞았다. “왓슨이 환자의 전자차트 기록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고 계속 스스로 진화하면, 의사는 도저히 이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란 공포감이 든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은 `로봇약사`를 이탈리아에서 도입했다. 실력 있는 약사 두 명 몫을 해내는 것을 보고 3대를 더 사 올 작정이다. 약사, 한의사, 간호사, 일반의사, 치과의사 순으로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2025년에는 이들 직업군의 절반 이상이 AI에 일자리를 내어주고 집에 갈 것이라 한다. 대형 매장의 `계산원`이 벌써 실직하고 있다. 고객들은 매장에 들어갈때 스마트폰을 개찰구에 대기만 하면 된다. 고객이 상품을 골라서 쇼핑백에 담는 것을 `아마존 고`가 다 보고 계산·결재를 바로 해놓는다.

`AI의 공포`가 올해부터 본격화된다. 연구실에서 나와 일상생활 속으로 슬슬 들어간다. 암 진단·항공기 정비·바둑·기사 작성·경영분석·자동차 운전·문학 작품 창작 같은 고도의 두뇌 영역까지 침투한다. 잘 된 일인가, 잘못된 일인가. 정치를 대신할 AI, 정책을 맡아줄 AI, 사법판단을 도와줄 AI가 나오면 환영받을 것인데, 그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들리지 않는다. 권력분야는 `금지구역`성역인가.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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