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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의 약속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7-01-12 02:01 게재일 2017-01-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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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 시카고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 중국 정책이 한국, 일본, 대만으로 확대되면서 세계를 무역전쟁으로 이끌 가능성이 있다” 했다. 아이헨바움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관세를 높이고 기존 FTA를 폐기하면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치명적일 것”이라 했고, 아이켄그린 UC 버클리대 교수는 “관세장벽은 미국 경제에 단기적·장기적으로 별다른 긍정적 효과를 갖지 못한다”했지만, `오바마처럼 하지 않기`를 표방하는 트럼프는 고집을 접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이미 일본을 보고도 “도요타가 멕시코에 자동차공장 짓는 것을 반대한다. 미국에 지어야 한다”며 압박했고 도요타는 이에 굴복했다. 멕시코에 기아 자동차공장을 가진 한국도 찔끔하지 않을 수 없다. 땅값 싸고 인건비 싼 멕시코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데,“나는 한국 자동차를 타고 한국 TV를 샀는데, 한국은 해준 것이 없다”라고 후보시절부터 경고했던 사람이라, 앞으로 무슨 요구를 할 지 모른다.

한·미·일 외교 차관 협의회가 워싱턴에서 열려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란 논의에는 이의 없이 합의했으나, 임성남 차관과 스기야마 차관은 서로 얼굴을 붉혔다.“일본 각료들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개탄을 금할 수 없다”항의하자 스기야마 차관은 “부산의 일본 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10억엔`을 거론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굴욕적인 돈 10억엔을 돌려주자”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외교 참사다. 재협상, 백지화하자” 했으며,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면죄부를 준 것”이라 했고, 당초“잘 한 일”이라 동조했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재협상 검토”로 돌아섰다고 한다. 그러나 “국가 간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하면 국제사회에서 왕따당한다. 한국은 지금 다급한 상황인데 신뢰까지 잃으면 갈곳이 없어진다” 뜻 있는 사람들의 걱정인데 정치가들은 인기발언만 한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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