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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공평한 사회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7-01-04 02:01 게재일 2017-01-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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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서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양극화`와`청년실업`을 꼽았다. 한 쪽은 흥청거리는데, 한 쪽은 직업을 못 구해 절망적이다. “돈도 실력이야. 네 부모를 원망해라”라는 현실에 분기탱천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다. 그러니, 응답자의 52.8%가 “경제가 저성장을 해도 좋으니, 성장의 과실을 고르게 나눠 가지는 나라”가 되기를 원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란 응답자가 38%로 가장 많았다.

새해 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도“경제는 민간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맡기고, 정부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정치권력이 민간 기업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권력구조 속에서는 “대기업 총수는 돈 뜯기면서 국회와 수사기관에 불려가 죄인 취급을 당하는 악순환이 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고도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이 대기업을 키웠고, 그 키워준 대가를 뜯어내는 구조를 만들었으니, 이제 중소기업 위주로 바꿔나가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경제정책 담당자들도 이와같은 `시대적 사명`을 인식하고 각오를 단단히 다지는 신년사를 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마부작침(摩斧作針)`을 말했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로 만드는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자는 이야기다. 그런 각오 없이는 우리의 경제구조를 바꿀 수 없다는 말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상유십이(尙有十二)`를 말했다.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신에게는 아직 배 12척이 있으니, 죽기로 작정하고 싸우면 이길 수 있습니다”란 상소를 올리고 명량해전에서 대첩을 거둔 일을 거울 삼겠다는 의지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침과대적(枕戈待敵)`을 이야기했다. 밤에도 창을 베개 삼아 베고 적의 기습에 대비한다는 말이다.

경제수장들의 신년사는 “우리사회를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비장한 결의를 다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내용이다. 이 결의가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와신상담하기 바란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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