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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7-01-02 02:01 게재일 2017-01-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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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별 희한한 직업이 다 있다. 폴 호너라는 미국인은 가짜뉴스로 돈을 번다. 그는 유명 언론사와 인터뷰도 하는데, “내가 만든 사이트에는 늘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찾아왔다”며 “트럼프는 내 덕에 백악관에 간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그는 가짜 뉴스로 매달 1만달러 이상씩 번다. CNN방송은 “미 대선기간에 등장한 가짜 뉴스의 생산자는 트럼프 지지자·광고수익을 노리는 장사꾼·러시아 선전기구 등 3그룹으로 추정된다”며 “크렘린은 서방국가의 정치불안을 부추기려고 가짜 뉴스를 생산한다는 의혹을 산다”고 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얼굴이 고 카스트로 쿠바 평의회 의장과 닮았다. 그래서 두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올려놓고는 “캐나다 총리는 카스트로와 생물학적 부자(父子)관계”란 기사를 썼다. 힐러리 미 전 국무장관이 워싱턴DC의 한 피자가게에 아동 성매매 조직 사무소를 만들어놓고 성업중이라는 가짜 뉴스를 믿은 한 남성이 총기를 들고 습격한 일까지 있었다.

가짜기사 때문에 핵전쟁이 벌어질 뻔한 일도 생겼다. AWDnews 사이트가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파키스탄을 핵공격하겠다고 말했다”란 보도를 내자, 파키스탄 국방장관 아스프가 발끈해서 “이스라엘은 파키스탄도 핵보유국이란 것을 잊은 모양이다”란 성명을 냈다. 그는 곧 웃음거리가 됐다. “국방장관 쯤 되는 사람이 가짜 기사에 낚이다니” 네티즌들의 조롱이 쏟아졌다. “선거에 진 힐러리 클린턴이 군사 쿠데타를 준비중”이란 가짜 기사가 뜨자 트럼프 측이 긴장했다.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폭발이 있었다는 가짜 기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퍼지면서 대소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 소동은 페이스북의 안전확인 시스템이 지난해 8월에 작성된 방콕 에라완 사원 테러기사를 잘못 인식한 탓이었다. 실수로 뉴스사이트에 올린 기사를 진짜로 오인한 것이다. 가끔 이런 방송사고가 대혼란을 일으킨다.

우리나라에는 촛불시위와 태극기시위를 놓고 편파 논란도 벌어지고, 참가자 수를 놓고 조작시비도 발생한다. 한국도 가짜 뉴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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