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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옛 버릇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12-30 02:01 게재일 2016-12-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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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발발 2년후인 1594년 3월 3도수군통제사 이순신 장군 앞으로 `명령서` 한 통이 왔다. “일본의 각 장수들이 갑옷을 풀고 본국으로 돌아가고자 하니, 너희 조선도 전쟁의 어지러움을 벗고 태평을 누리는 것이 어찌 양국의 이익이 아니겠는가”하고는 “너희의 각 병선들은 속히 본대로 돌아가서 일본의 진영에 가까이 주둔하지 말도록 하라” 명나라 원군에서 온 지령이었다. 당시 명나라 군대는 평양성 전투에서 왜군에 대패하자, 심유겸을 보내 일본과 화친을 진행중이었다.

명군 진영에서 `전쟁금지 지령문`이 왔다면 불원간 선조 임금의 어명도 떨어질 것이었다. 장군은 급히 장계(狀啓)를 올렸다. “왜는 간사하기 짝이 없어, 신의를 지켰다는 말을 못 들어봤습니다. 흉악하고 교활한 적은 아직 포악한 짓을 그치지 않고, 여러 곳을 침략 살인 약탈하기를 전보다 갑절을 더하니, 병기를 거두어 돌아가리란 말이 진정이겠습니까”. 장군은 임금의 명령을 한 두 번 거역한 것이 아니다. 왜군 첩자의 손에 놀아나는 조정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왕은 화가 나서 “전쟁 끝나면 반드시 이순신을 죽이겠다” 공언한 터였다. 장군이 이렇게 완강히 버티자 명군은 왜와의 협상을 중지했다.

중국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고 다른 나라들을 변방이라 여겨 모든 나라들을 마음대로 부리려는 버릇이 있는데, 그 옛 버릇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다. 대만 차이잉원 총통이 중국에서 벗어나려 하자, 환구시보를 통해 협박을 계속한다. “현재 대만과 수교중인 21개국이 모두 단교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했다. 아프리카 2개국이 최근 중국과 수교를 맺으면서 대만과 단교한 것을 상기시킨 것. 대만은 바티칸과 수교중인데, 중국은 그 바티칸과의 수교를 준비중이다. 그것이 성공하면 `대만-바티칸 우호`도 끝이라 했다.

차이(蔡) 총통의 다음달 중미 4개국 순방을 두고도 딴죽을 걸었다. `능지처참의 고통`을 줄 것이라 하고, 우리나라 사드 배치를 두고는 이미 보복을 시작했다. 중국이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이 `옛꿈`을 깨는 일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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