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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집

등록일 2016-12-26 02:01 게재일 2016-12-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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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 선
까치들은 벽을 쌓지 않는다

다만 담을 쌓을 뿐이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나뭇가지로 담을 쌓는다

까치들은 지붕을 만들지 않는다

지붕을 만들면 벽이 되기

때문에

까치는 방을 만들지 않는다

다만 조그마한 마당 하나 만든다

제 한 몸 앉힐 마당 하나 만든다

높다란 나무 가지 끝에 나무 꼬챙이들을 물어다 지어진 까치집은 바람도 햇빛도 숭숭 드는 집이다. 시인은 벽을 쌓지 않는 까치의 집에서 인간의 폐쇄적이고 단절된 속성들을 비판하고 있다. 우주와 소통하고 하늘을 향해 활짝 열린 집을 짓는 까치집에서 시인은 인간의 고립과 집착, 욕심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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