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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을 치다

등록일 2016-12-14 02:01 게재일 2016-12-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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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하 해
그녀를 실은 바람은 파도를 놓기 시작한다 파도가 해시시 곤두박질치는 동안 그녀가 오므려 발부터 씻는다 불길하게 따라왔을 발목이 붉다 맨손으로 제 안에 것 샅샅이 문지르는 일. 뜨물이 된 물은 서해로 흘러 쌓였을 때 이승은 화창하고 경쾌해야 했다 그녀가 다 씻김으로 흔적은 절정 중이어서 하얗게 여문 소금을 모으는 한 남자가 있다 뜨겁고 매끄러운 살은 혀로 감탄하는 어느 염부의 뻘밭 같은 생애가 드디어 달처럼 올라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씻고 발목을 적시며 시인은 이승에서의 한 생애에 대해 깊은 사념에 들고 있음을 본다. 밀려왔다 다시 밀려나는 파도는 뻘밭에 하얀 결정체인 소금을 남긴다. 염전의 염부의 삶이 뻘밭 같은 생애라면 나 또한 세파에 밀리며 뻘밭 같은 생을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는 성찰에 도달함을 느낄 수 있다. 내 생애가 다하는 날 나는 무엇을 남기고 떠날 것인가에 대한 생각과 함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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