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영 환
갑자기 `어이`라는 말 밖에는
그 얼굴에 합당한 기호가 그려지지 않아
머뭇거리는 사이에 그는 뒤가 멀어졌다
불현듯 뒤를 남기고 멀어져 가는 것들이
멀리 떠나고 말았을 때 내게 남은 이름도
구멍 난 양말처럼 길에 떨어져 젖었다
수많은 관계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이름과 함께 깊게 각인되어진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모습은 알겠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인은 이러한 인식의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잊혀져가는 존재에 대한 안타까움과 똑같이 그들에게서 잊혀져 가고 있을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그게 인생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