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선 호
추사(秋史)가 그린 세한도(歲寒圖)를 패러디한 재밌고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추사가 정월달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 세한도를 그렸다면 시인은 따스한 필리핀 루손섬에서 세온도를 그리면서 맵찬 조선의 겨울바람 대신 열풍이 부는 열대지역에서 민중들의 양식이 되는 열대 열매들의 풍성한 결실을 염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풍요와 행복을 간절히 바라며 세한도의 차가운 바람을 떠올리고 있는 것이다. 시대와 영역을 초월해서 민초들의 삶을 생각하는 시인의 인식이 깊고 그윽함을 느낄 수 있는 시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