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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명 29`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11-25 02:01 게재일 2016-11-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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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부패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지만 요즘 정당들을 보면 여당은 분열 중이고 야당은 공조(共助)가 어렵다.

여당의 비박 7명이 탈당했고 유력 대권주자였던 김무성 전 대표는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 선언하고, 대통령 탄핵 대열에 합류했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많이 애를 썼던 그는 대통령의 뜻에 맞서며 `치고 빠지기`로 각을 세우다가 결국 `갈 길`을 갔다.

야당들은 “탄핵이 먼저다” “총리 인선이 먼저다” 의견 대립을 보이다가 국민의당이 `탄핵 우선`쪽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 공조는 그리 견고해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당은 `문재인 비판`을 그치지 않는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지금 대통령은 문재인”이라 비꼬면서 “그는 김대중 정부 말기의 이회창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한다. 당시 `이회창 대통령 당선`은 거의 대세였지만 자녀 병역특혜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 폭로` 한 방에 훅 가버렸다.

민주당도 반격에 나선다. 금태섭 대변인은 “새누리당에서 나오는 근거 없는 이야기까지 동원해서 우리당을 흠집내는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히기 바란다” 따지고 “이런 일은 야권 공조를 흔드는 심각한 분열 행위”라고 비난했다.

국민의당은 “탄핵하더라도 황교안 총리를 그대로 둔다면 결국 박근혜 정권의 연속이기 때문에 총리를 먼저 선임하자” 주장하다가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두 야당이 각각 대선 주자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정국으로 들어서면 곧 바로 `멱살잡이`를 할 것이다.

탄핵은 양날의 칼이다. 200명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야당의원 171명에 여당의 29명을 보태야 가결이 될텐데, 실패하면 과거 `노무현 탄핵 실패` 꼴이 되어서 야당이 망한다. 이 트라우마 때문에 야당들이 탄핵을 주저했었는데 대통령 지지율이 5%에 계속 머물러 있고 촛불 민심에 고무되어서 자신감을 얻은 모양이다. 그러나 박근혜가 밉다 해서 야당이 곱게 보인다는 것은 아니다.

`암호명 29`는 야당으로서는 도박이다. 탄핵이 가결된다 하더라도 헌법재판소라는 고비가 또 있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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