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3일 전인 5일에는 `덴버 가디언`이란 이름의 언론사가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수사한 FBI 요원이 살해됐다”란 기사를 페이스북에 유포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 지지 입장을 밝혔다”는 가짜 기사도 등장했다.
가짜란 것이 금방 드러나는 기사지만 긴가민가한 기사가 더 많다. 대선 당일인 8일 구글 검색엔진에서는 “트럼프가 총득표수에서 클린턴을 앞질렀다”는 뉴스가 최상위 순번으로 검색됐다. 이 기사는 “트럼프가 총득표수에서도 앞섰고 선거인단 수에서는 306대 232로 크게 승리했다”라 썼지만 실제 총 득표수에서는 클린턴이 앞섰고 선거인단 수에서 트럼프가 이겼다.
가짜 기사를 전문으로 쓰는 기자가 익명 뒤에 숨지 않고 당당히 얼굴을 내밀고 큰소리 치는 곳이 미국이다. 폴 호너(38)는 가짜 기사로 유명한 사람인데“트럼프는 내 덕에 당선됐다”며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까지 했다. 트럼프 운동원들이 열심히 자기의 가짜 기사를 퍼 나르는데 접속자 수가 많으면 광고가 붙게 마련이고 그 광고료 수입이 월 1만 달러 이상이니 가짜 기자도 하나의 `직업`이다. 호너는 대선 기간 중 “반(反)트럼프 시위대가 3천500달러를 받고 시위를 벌였다”란 가짜 기사를 썼는데도 그는 고발당하지 않았다. 이를 처벌할 법규가 마땅히 없다.
오바마 대통령도 큰 걱정을 한다. “우리는 매우 잘 포장된 거짓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이를 규제할 법 제정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했다. 이런 일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