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이 지구에 47회나 여러 다른 모습으로 왔었다. 바닷속에서 태어난 적도 있다”란 내용도 있고 “명상을 하는데 흰옷 입은 옛 노인이 나타나 정조의 일기장 일성록(日省錄)을 건넸다. 노인은 전봉준 장군이었다”란 글도 있다.
지금은 `무당` 혹은 `무속인`으로 바뀌었지만 옛 신정(神政)시절에는 천제(天祭)를 주관하는 제사장, 곧 왕이었다. 무당에는 각각 전공분야가 있는데 병을 잘 고치는 약사무, 미래를 미리 아는 선지자, 사자의 혼을 불러내는 공진이 등이다. 공진이는 사자와 생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서양에도 이런 무당이 있는데 그를 영매(靈媒)라 부른다. 갑작스럽게 사망한 사자들은 가족들에게 할 말을 제대로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영매`를 통해 `사후 유언`을 한다. 부모를 졸지에 잃은 박근혜 대통령은 최태민이라는 영매를 만났다.
“네가 앞으로 아시아의 지도자가 될 것인데 이를 위해 엄마가 먼저 간 것이다. 길을 비켜준 것인데 왜 우매하게 울고만 있느냐”. 육 여사가 최태민을 통해 이런 말을 전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영애는 그때부터 최씨 일가와 뗄 수 없는 친분을 맺는다. 대통령이 될 때까지 최씨 일가는 충실한 선지자 역할을 했다.
“박근혜가 사교에 빠졌다”는 소리가 파다했고 권력기관들이 나서서 최를 조사했지만 다 흐지부지 덮어졌다.
종교가 권력에 의지해서 돈을 밝히면 사교(邪敎)가 돼버린다. 고려의 국교(國敎)였던 불교가 성리학자들에 의해 배척된 것도 권력을 업고 축재를 한 탓이다. `최태민교`가 금·권에 초연했다면 `종교`가 됐을 지 모른다. 그러나 금도를 넘어서면서 사교로 전락했고 대통령까지 궁지로 몰아 넣었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