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국정 농단` 사태로 새누리당이 와해직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의 탈당과 2선 후퇴의 요구가 터져 나왔고, 이정현 대표 체제의 지도부에 대한 사퇴압박도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작심발언 김무성대통령 탈당 공개적 촉구
김병준 철회·거국내각도
쇄신요구 강석호
최고위원직 첫 전격 사퇴
뼈깎는 당 혁신작업 주문
고집하는 이정현
국정차질·헌정중단 빌미
사퇴 거부 버티기로 일관
<관련기사 2, 3면> 김무성 전 대표는 7일 박 대통령의 탈당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김 전 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당의 제1호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당적을 버려야 한다”면서 “저도 백의종군의 자세로 엄중한 국가적 위기의 극복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직이란 공적 권력이 최순실 일가가 국정을 농단하고 부당한 사익을 추구하는 데 사용됐다”면서, 박 대통령에 대해 △거국중립내각 구성 즉각 수용 △국회에 국무총리 추천 요청 △김병준 총리지명 철회 등을 요구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비주류 모임, 대권 주자 회동을 통해 비박(비박근혜)계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대통령과 친박 주류를 상대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 최고위원단에서 유일한 비주류였던 강석호 의원도 이날 당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강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께서 불행하게 신뢰를 잃어버리셨다. 이정현 대표는 그런 대통령에게 거국내각 중립내각을 요구했으나 또다시 불발로 끝났다. 어떻게든 그 직을 유지하려는 데 대한 우리 국민의 분노는 더욱 엄청나게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 지도부는 이제 새로운 인물로 구성하고, 심지어 당명과 당 로고까지 바꾸는 뼈를 깎는 혁신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 돌아선 민심을 다시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비주류 다선 의원들도 이날 강 최고위원의 사퇴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히면서 박 대통령에게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 철회 및 `국정파탄 책임`이 있는 당내 인사들을 상대로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심재철·김재경·나경원 의원 등 비주류 의원 10명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중진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황영철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들은 특히 “지도부 사퇴 등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에는 앞으로는 당 지도부를 더이상 인정할 수 없다”면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정현 대표를 위시한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는 사퇴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당내 계파 간 갈등과 내홍도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에 큰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헌정중단 사태가 오지 않도록,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조금만 위기관리의 시간을 허락해 달라”고 사퇴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창형·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