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는 20년 지기 최측근이 있다. 후마 애버딘은 1996년 조지워싱턴대 학생시절 백악관 인턴을 하면서 클린턴과 인연을 맺었고 올해 대선후보가 될 때까지 줄곧 곁을 지켰다.
2010년 애버딘의 결혼식에서 힐러리는 “후마는 나의 둘째 딸 같은 존재”라 말한 후 언론들은 그녀를 `클린턴의 수양딸`이라 불렀다. 힐러리는 뭣 필요한 것이 있을 때 후마를 쳐다보며 손가락 마디를 뚝뚝 꺾는 습관이 있는데, 후마는 눈빛만 보고도 무엇을 원하는지 바로 알아 정확히 대령했다.
정가에서는 “모든 길은 로마가 아니라, 후마로 통한다”고 한다. 심지어 힐러리의 남편 빌 클린턴조차도 아내에게 볼 일이 있을 때는 후마부터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지금까지 주군(主君)을 곤란하게 만드는 스캔들을 만들지 않았다. 그들은 `비선 실세`가 아니고 `공식 직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둠의 권력`이 될 수 없었고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이 되기 때문에 권력형 비리를 저지를 여지도 없었다.
그 점이 한국의 최씨 일가가 권력의 비호 밑에 엄청난 재물을 긁어모은 것과 다른 점이다.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배신감 때문이다. “박근혜만은 반듯하리라”는 기대가 산산이 부서지는 배신에 국민들은 치를 떨며 허탈해 한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