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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변화를 접한 시민들의 평가

김락현기자
등록일 2016-11-03 02:01 게재일 2016-11-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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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도시`를 향한 구미 STORY<br> ⑩ 구미 무엇이 바뀌었나

구미는 1970~80년대 한국 경제가 급속히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온 대한민국 경제 중심 도시였다. 하지만 경제발전이라는 거대한 명목 아래 구미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산업화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남유진 구미시장은 2006년 시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녹색도시`를 위한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전개했다. 구미시 선산읍이 고향인 남 시장은 구미가 `산업도시`, `회색도시`, `굴뚝도시`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인식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10년간 장기프로젝트를 만들어 진행했다. 사업 초기에는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았지만, 남 시장은 뜻을 굽히지 않고, 사업을 구체화·체계화 시키는데 열중했다.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이 10년 동안 펼쳐지면서 많은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현재는 전국 지자체 정책 중 가장 우수한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실제 구미는 10년 동안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진행하면서 외적인 모습과 더불어 도시의 이미지까지 바꾸면서 시민들 삶의 질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에 본지는 `구미의 미래, `녹색도시`를 향한 구미 스토리`를 마지막으로 정리하면서 시민들 이야기를 들어봤다.“도시 곳곳마다 펼쳐진 공원 큰 정원을 거니는 것 같아요”

쓰레기 넘쳐났던 공원의 대변신

시민정서와 삶의 질도 바꿔놨죠

□ 박시연(46) 전업주부

봉곡동 주택가에 살고 있는데 집 부근에 공원이 4곳이나 있어요. 3곳은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고, 한 곳은 바로 대문 앞에 위치해 있어요. 둘모아공원이라는 곳인데 아침에 집을 나설 때면 집 앞에 큰 정원이 하나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겨울을 제외하곤 항상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어 꼭 우리집을 위한 정원 같거든요.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어요. 제가 대구에서 살다가 결혼을 하면서 남편과 구미로 왔거든요.

당시에는 공원이 없었어요. 지금 공원이 있던 자리에는 항상 쓰레기가 넘쳐났어요. 쓰레기더미로 인해 여름에는 악취와 벌레 때문에 고생이 여간 아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동네 곳곳의 자투리 공간에 조그마한 공원이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처음엔 그냥 그러러니 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동네 분위기도 바뀌고 버려지던 쓰레기도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정리가 되지 않던 쓰레기더미도 없어지면서 많은 게 바뀌었어요.

퇴근 후 밖에 나가기 싫어하던 남편이랑 동네 산책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관계가 더욱 좋아졌으니까요. 사실 저녁이면 쓰레기 냄새로 인해 정말 나가기 싫었거던요.

그런데 우리집만 바뀐게 아니었어요. 공원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잘 모르던 동네주민분들도 알게 되고, 지금은 모두 이웃사촌이라는 말처럼 가깝게 지내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인근 가게 주인분들 말고는 아는 사람이 없었거던요.

이런 동네 공원들이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으로 인해 생겼다는 사실은 솔직히 얼마 전에 알았어요. 나무심기운동을 10년 동안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 사업으로 인해 공원이 많아진 것인지는 잘 몰랐거던요.

매년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의 일환으로 꽃씨나 묘목을 나눠주면 받아와서 마당에 심어 가꾸기는 했지만, 이 사업으로 집 앞에 공원이 생기고, 냄새 나는 쓰레기가 없어질 거라는 생각은 미처 못했어요.

구미시가 진행한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제가 보기엔 그냥 나무만 일천만그루를 심은 게 아니라 구미시민들의 정서와 삶의 질을 바꿔놓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런 아름다운 정원같은 공원이 계속 생겨나고 지켜지길 바랍니다.

“자연 환경이 건강해지니 사람들 마음도 건강해져”

더불어 살어가는 법을 가르쳐준

진정한 시민운동으로 자리잡아

□ 류갑섭(69) 국학기공 경북협회장

구미가 고향은 아니지만 내 청춘을 함께한 곳이다. 1980년대 사업을 위해 이 곳으로 오면서 구미공단은 나에게 우여곡절을 안겨주었고, 나의 피와 땀이 고스란히 스며든, 내 청춘이 깃든 마음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당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계 경제에 발 맞추느라 자연환경에 대해 신경 쓸 겨를이 사실 없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제가 발전하고 나라가 풍족해지면서 자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나 또한 그랬다.

사업이 잘 풀리지 않으면 산에 올라 명상에 잠겨 복잡한 심경을 정리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산을 좋아하게 됐고, 그 인연으로 구미에서 월산산악회 2대 회장직도 맡게 되었었다. 당시에도 구미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낙동강이 도심을 흐르고, 금오산과 천생산, 팔봉산 등의 아름다운 산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러던 중 남유진 구미시장이 취임하면서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한다고 했을 때, 난 정말 반가웠다. 항상 모든 일에 앞서 경제만 생각해 일을 추진하던 다른 시장과 달리 자연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난 자연을 사랑하고 소중히 할 줄 아는 사람이 사회를 정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구미시는 10년 동안 나무를 심고 자연을 아껴오면서 그 약속을 지켰다. 일천만그루나무심기로 인해 구미시의 환경은 너무나 많이 변했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공원들이 생겼고, 도시 어디에서도 나무와 숲을 가까이 할 수 있게 되었다. 난 경제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러한 것들이 도시 경쟁력이라고 믿는다.

10년 동안 나무심기운동을 지켜보면서, 이 운동으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가짐도 변했다. 사업 초기, 나무 심을 돈이 있으면 다른 경제분야에 투자하라는 등 일방적으로 비난을 퍼붓던 사람들도 이젠 자연의 고마움을 느끼며 살고 있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가는 존재다. 한국 경제의 중심도시에서, 또 경제만 생각하고 살던 시민들에게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워줬다.

공장에서 일만 하는 사람들이 아닌 자연과 함께 할 줄 아는 사람들. 이들이 바로 구미 시민들이다. 일천만그루나무심기운동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시민들에게 알려준 진정한 시민운동이었다.

“일천만그루 나무심기 운동 선배들 뒤이어 제가 앞장서”

발령 후 매일 현장서 업무파악

10년 노하우 제대로 익힐겁니다

□ 강도윤(30) 구미시 공무원

전 공무원이 된 지 1년밖에 안 된 말 그대로 신참입니다. 그런 신참이 남유진 구미시장님과 공무원 선배들이 10년 동안 진행해온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 담당자가 되어 사실 부담감이 상당합니다.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구미시의 최역점 사업이었기에 최고 기량을 갖춘 선배들이 일을 담당해 오면서 조기 달성이라는 큰 업적도 남겼습니다. 그런 중차대한 업무를 저 같은 새내기 공무원이 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와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의 인연도 남다르기에 마음을 고쳐먹고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 달성 기념식이 열린 지난해 11월 4일이 저의 공무원 발령일입니다.

이날 제2의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이 시작된 만큼 이 사업은 저의 공무원 생활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녹지계로 온 3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에 대한 서류를 분석하고 현장에 나가 업무를 파악했습니다.

저의 작은 실수로 인해 10년 동안 쌓아온 선배들의 공로에 누가 될까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선배들 못지 않게 저도 멋지게 일을 해내고 싶은 욕심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구미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도시의 이미지를 변화시키고, 시민들의 인식도 바꿔놓았습니다.

이제는 저와 함께 제2의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이 시작되는 만큼 이 사업도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일해볼 생각입니다. 저의 이 자신감이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에겐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선배들이 옆에 있고, 과장님과 계장님이 가르침을 주시고 있기 때문에 자신 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공무원 새내기이긴 하지만, 지금 신나게 일하는 방법을 배우고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진행된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보면서 선배들이 느꼈을 보람과 사명감을 이젠 제가 몸으로 직접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10년을 저와 함께 할 제2의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에도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끝>/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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