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타 3일 미니앨범 `홈` 챕터 1 발표<BR>`단골식당`으로 8년여만에 솔로 활동
그룹 H.O.T로 데뷔한 지 20주년이 된 강타(본명 안칠현·37)는 `아이돌 조상`, `시조새`로 불린다.
같은 시기 활동한 1세대 아이돌 그룹인 젝스키스가 올해 성공적으로 재결합했고, S.E.S와 엔알지(NRG)가 내년 데뷔 20주년을 맞아 앨범을 예고해 H.O.T의 재결합에대한 관심도 쏠렸다. 아쉽게도 아이돌 문화의 시작점인 H.O.T는 20주년을 자축하지 못했지만, 강타가 오는 3일 미니앨범 `홈`(Home)의 챕터 1으로 8년 8개월 만에 컴백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랠 것으로 보인다.
강타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솔직히 옛날 생각을 안 하고 살았는데 젝스키스가 16년 만에 재결합한 MBC TV `무한도전`을 보면서 그날만큼은 원 없이 생각했다”며 “`우리 멤버들은 어떻게 볼까`란 생각부터 `우리도 저랬는데`라고 추억에 젖었다”고 회상했다.
다음은 강타와의 일문일답.
- 젝스키스의 재결합을 어떻게 봤나.
△ 옛날 생각을 안 하고 살았다. 그 시절이 너무 화려했고 기억들 하나하나가 좋았으니. 지금을 살고 앞으로의 나를 위해 투자해야 하니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 하는 것에 뭔가 불만이 생기더라. `요즘 뭐해요?`라고 물으면 상처를 받곤 했다. 그런데 정말 그날은 `무한도전`을 보면서 원 없이 생각하며 추억에 젖게 되더라. 생명력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가장 부러운 건 신화이다.
- H.O.T로 시작된 아이돌 문화도 20주년을 맞았다. 지금의 아이돌 시장이 어떻게 발전했다고 보나.
△ 트레이닝 시스템이 확실히 자리 잡으며 보컬뿐 아니라 멤버들의 역량이 훌륭해졌다. 때문에 팀 안에서 멤버들의 역할이 분명해져 배우, MC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또 해외 시장 진출 등 활동 영역이 넓어지니 무대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른 것 같다. 후배들은 질 높은 무대를 꾸미는 데, 환경이 좋아진 반면 스스로 연구하고 챙겨야 할 게 많아졌다.
- 아쉬운 대목은.
△ 아이돌 그룹의 공식이 생기고 예전보다 정형화된 팀이 많아졌다는 느낌도 든다. 1990년대에는 팀마다 색깔이 뚜렷했다. H.O.T가 `캔디`를 부르고 젝스키스는 `폼생폼사`를, 신화는 펑키한 `해결사`를, 지오디는 감성적인 `어머님께`를 노래했다. 물론 요즘도 다채로운 장르를 선보이는 팀이 많지만, 수적으로 많아져서인지 비주얼이나 음악에서 비슷한 팀이 눈에 많이 띈다. 그땐 팀이 가진 색깔만 확실하면 됐지만 이젠 팀의 개성이 뚜렷해야 하고 멤버들이 여러 가지를 섭렵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장이다.
- 후배들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텐데.
△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겪은 에코붐 세대(일반적으로 1980년대 생을 지칭)도 행복했지만 후배들도 옛날 음악의 영향을 반영할 수 있는 세대이다. 특히 3세대로 지칭되는 요즘 10~20대 아이돌도 드라마와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몰랐던 옛날 음악을 접하고 원곡을 찾아듣더라. 듣는 음악의 폭이 에코붐 세대보다 더 넓을 수 있어 이들이 선배급이 되면 음악 스펙트럼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시장도 젝스키스가 기존 팬뿐 아니라 새로운 팬들을 많이 흡수했듯이 이젠 신구가 동시에 존재하는 흐름이 되지 않았나. 그러니 후배들 개개인의 10년 후가 더 기대된다.
- 선배로서 조언해주고 싶은 말은.
△ 후배들이 `형이 활동했을 땐 어땠어요?`라고 많이들 물어온다. 때론 팬들이 따라와 밖에 다니기 불편하지 않았느냐고 히는데, 모두 인기를 얻으려고 노력했으니 그게 힘들어지면 모순이다. 우리가 간절하게 원해서 된 것이니 그만큼 인기를 얻으면 사생활이 제약받는 부분도 감내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