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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등록일 2016-10-25 02:01 게재일 2016-10-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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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영 수
나의 땅은

고작 두어 평

평생 측량을 하고

경작을 해도

내가 갖고 갈 땅은

겨우 두어 평

벼이삭 출렁이는

황금벌판

나는 그 속에 선

외로운 허수아비

날아가는 새에게도

거짓말을 한다

모두가 내 것이라고

나의 땅은

고작 두어 평인데

평생을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쓰신 노시인이 무욕의 한생을 살아온 것에 대해 돌아보고 있다. 빈들의 허수아비처럼 살다가 언젠가 하늘이 부를 때 빈손으로 훌훌히 떠나리라는 마음의 다짐도 배어있는 관조의 시다. 하물며 날아가는 새에게도 거짓말을 하며 더 가지려는 세상, 온통 소유에 대한 욕망으로 일렁이는 현실에 대한 비판도 읽을 수 있는 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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