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다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쇼는 수상자로 결정된 후 한 번 사양하다가 1920년에 받았다. 처칠은 문학인이 아니면서 1953년 상을 받았다. `제2차세계대전 회고록`이 수상작인데, 회고록으로 노벨상을 받은 유일한 사람이다. 그해에는 마땅히 줄만한 문인을 찾을 수 없었고, 또 처칠은 당시 총리여서 상당한 권력자였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서 사회주의 국가들을 납작하게 해준 공로도 있었다. 처칠은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말도 안 돼” 했지만 사양하지는 않았다.
문학전문가들이 추천한 200명의 후보군 중에서 위원회가 1차로 20명을 추리고 2차로 5명을 뽑은 다음 투표로 수상자를 결정하는데, 뜻밖의 수상자가 심심찮게 나온다.
역사학자·철학자·철학소설가 등이 뽑히기도 하고, 지난해에는 `전쟁에 참전했던 여성들을 찾아다니며 취재한 실록기자`가 문학상을 받았다. 올해는 미국 운동권 가수 밥 딜런(75)이 수상자로 결정됐다. 그는 수상 소식에 쓰다 달다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남의 일 보듯 소감 한 마디 입 밖에 내는 법이 없는데, 남들이 더 입방아를 찧어댄다. “문학의 외연을 넓혔다” “이건 노벨코미디상 감이다”
밥 딜런은 작사 작곡 노래 혼자 다 하는데, 가사는 훌륭한 반전·평화의 詩다. 우리나라도 서광이 보인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가객(歌客)이 많았고, 한대수·김광석·양희은·김민기·세시봉 등이 다 음유시인들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