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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마

등록일 2016-10-13 02:01 게재일 2016-10-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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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승 기
나름 빗는다고 빗어도

늘 부스스한 머리

곱슬머리라 그러려니 하며 살았는데

반대로 넘겼더니 가지런하다

어이가 없다

50년을 제 머리카락 성질도 모르면서

무슨 정신과 의사 노릇을 한다고

남의 머릿속만 부스스하게

헤집어놓은 건 아닌지

살며 부스스한 게 어디

머리카락뿐일까만

웃는 것,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

모두 다시

가르마를 타봐야겠다

한 쪽 방향으로 가르마를 타 온 것을 어느 날 그 반대 방향으로 바꾸면서 새로운 인식과 변화에 대한 깨달음 같은 것을 풀어내고 있다. 오랜 습관으로 길들여져 있는 일상 또는 인식에서 벗어나 또 다른 변화와 변혁을 시도해보면서 얻는 것은 단순한 행동양식의 변화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고착된 인식을 바꿔보는 유연한 자세를 우리에게도 권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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