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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각자 최수운(崔水雲)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10-11 02:01 게재일 2016-10-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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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데카르트나 니체 같은 이성주의 철학자들은 `신의 그늘에 가려진 인간`을 `이성의 세계`로 이끌어낸 선각자들이었다.

데카르트는 “정확한 지식을 얻는 방법”을 제시했다. 니체는 `초인`의 입을 빌려 “신은 죽었다”고 말한다. 더 이상 신에 의지하지 말고 인간 자신의 이성을 믿으라는 것. 니체는 `사람의 길`을 3단계로 설파했는데, 첫째 `낙타의 단계`. 낙타는 주인이 시키는대로 행동한다. 다음은 `사자의 단계`. 사자는 자신의 힘만 믿고 마구 덤빈다. 끝단계는 `어린아이의 단계`. 천진난만하고, 긍정적이고, 세상사에 편견이 없다.

자라투스투라는 1천년전 고대 페르시아에서 탄생한 배화교(拜火敎·조로아스터교·불을 숭배) 교주다. 그는 “세상은 선과 악으로 구성돼 있는데, 신은 옳고 비신은 나쁘다. 모든 악은 불속에서 정화된다”고 했다.

니체는 이같은 `이분법적 단순 사고방식`을 부수려고 `초인`을 내세웠다. `초인`은 신의 그늘을 벗어난 `인간 그 자체`이고, 본성을 따라 당당하게 걸어가는 이성적 인간이다. 당시 독일 사람들은 니체를 `망치를 든 철학자`라 했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부술 `새로운 생각`을 들고 나왔기 때문.

`한국의 니체`라면 수운 최제우 선생을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다. 선생은 동서양의 모든 종교서적을 섭렵하고, 서학과는 다른 동학(東學)을 창시했다. 일제 때 손병희 3대 교주가 `동학`을 `천도교`로 개명했다. 당시 천도교의 움직임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손 교주의 사위 방정환은 어린이 인권운동을 처음 벌였다. 천도교는 3·1만세운동을 주도하고 `개벽`, `신여성`, `별건곤`, `혜성`, `학생`, `새벗`, `어린이`, `중성(衆聲·대중의 소리)` 등을 발간했다. 폐간·정간·압수·벌금 등 탄압에 맞선 계몽 잡지들이다.

어둠을 깨고 나오자는 `개벽`. 그늘에 가려진 어린이와 부인들을 밝은 세상으로 불러낸 `어린이`, `신여성` 등은 `수운 정신`의 산물이다. 우리는 그런 위대한 선각자를 가졌다. 수운정신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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