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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진 호들갑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10-06 02:01 게재일 2016-10-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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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해외로 나간 것이 2006년이다. 캄보디아 고대 유적지 앙코르와트에서 `한·캄 문화엑스포`를 열었다. 현지 교통편의를 위해 도로 하나를 닦아주기로 했는데, 이 나라에는 퍼석한 화산석뿐이어서 한국에서 돌을 실어가야 했다. 그런데 쌓아놓은 돌들이 하룻밤 새에 다 사라져버렸다. 현지인들이 처음 보는 돌이라 `보석`인 줄 알고 가져갔다. 그래서 비용이 갑절로 들었다. 2013년 터키의 역사도시 이스탄불에서 두번째 문화엑스포가 열렸다. 내년에는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국제문화엑스포가 개최된다. 2017년 11월 APEC 정상회의가 하노이에서 있으니 그 때를 맞춰 20일부터 30일까지의 일정이다.

며칠 전에 베트남에서 긴급 전통이 왔다. “강진으로 도시 전체가 마비될 지경이라 하는데, 내년 엑스포를 준비할 여유가 있겠는가. 취소함이?”란 내용이었다. 현지 방송과 인터넷이 어찌나 호들갑을 떨었던지, 교민들까지 겁을 먹고 “취소하는 것이 맞다”는 쪽으로 여론이 돌아간 것이다. 엑스포 이동우 사무총장이 급히 베트남으로 날아갔다. 말이란 한 다리 건너면 왜곡되고 부풀려지기 마련인데, 사실상 경주는 아무 동요 없이 평온한 상태이니, 염려할 것이 없다고 설득을 했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쉽게 믿으려 하지 않았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까지 한 경주인데, 무사하고 평온하다니….”말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것이 오히려 `악재`가 돼버린 것이다.

이 `악재`를 중화시키기 위해서는`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김대유 경북관광공사 사장이 일본 팸투어단을 초청해서 직접 동행하며 “경주관광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설명하고, 지금 `44회 신라문화제`가 아무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전국 지자체 부단체장 240여 명을 초청해 워크숍을 열었고, 관광 관련 업체들은 각종 시설 이용료를 10%에서 50%까지 깎아주는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벌였다. 지진피해보다 `호들갑 피해`가 훨씬 더 컸다. 특별재난지역 함부로 선포할 것이 아니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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