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호 택
잠이 안 온다고 뒤척이는 소리
사랑방에선 들릴 듯 말 듯
잠 없는 할아버지 글 읽는 소리
아직은 좀더 익어야 한다고
달빛에 호밀냄새 번지던 마을
개척교회 예배 끝나고
잔잔한 밤바다에 띄우던 것은 또
뉘 집의 착한 작은 배였나
그 다음부터다
세월이 소스라치며 달아난 것은
시인은 고요하고 아름다운 바다마을의 평화스러운 풍경 하나를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달빛에 호밀냄새가 번지는 마을, 잠 없으신 할아버지의 글 읽으시는 소리가 잔잔히 밤바다 위로 굴러가는 평화로운 풍경 속에는 선하고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의 바쁘거나 요란하지 않은 잠잠한 시간들이 가만히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