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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맘을 다

등록일 2016-09-21 02:01 게재일 2016-09-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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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 록
장독 뚜껑 열 때마다

항아리 속 묵은 시간에다 인사하지

된장 고추장이 얼마나 제맛에 골똘한지

손가락 찔러 맛보지 않고는 못 배기지

술항아리 본 적 있을 거다

서로 응원하느라 쉴 새 없이 조잘거리던 입술들

장맛 술맛도 그렇게 있는 힘 다해 저를 만들어가는데

글 쓰고 애들 가르치는 사람은 말해 뭣 하겄냐?

그저 몸과 맘을 다 쏟아야 한다

무른 속살 파먹는 복숭아벌레처럼

턱만 주억거리지 말고

장독 속의 장들이 제맛을 들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발효되듯이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하라고 일러주시는 노모의 말씀을 살짝 비춰주고 있다. 생명 가진 모든 것이 다 그렇게 제 본분을 다하며 성숙해져가는데 교사로서 교육현장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라는 자문을 하고 있는 시인은 몸과 마음을 다해 제자들에게 사람다움을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다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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