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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서 30년 운전기사가 1천만원 기부

심한식기자
등록일 2016-09-19 02:01 게재일 2016-09-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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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씨, 대구대 발전기금 전달
▲ 박성원 씨(오른쪽)가 홍덕률 총장에게 발전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대구대 제공

【경산】 대학 운전기사가 일당을 받아 차곡차곡 모은 1천만원을 학생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대학에 기탁해 주변에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주인공은 30년간 대구대에서 운전기사로 일한 박성원(71) 씨로 최근 경산캠퍼스 성산홀(본관) 2층 소회의실에서 홍덕률 총장 등 대학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전기금 전달식을 했다.

박 씨는 1986년 대구대 사무처 관리과에서 처음 일을 시작한 후 차량 업무를 담당하며 학교에 몸담아 왔다. 2003년 8월 정년퇴임을 했지만, 대학이 운전기사가 부족해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일용직으로 일하며 대학과의 연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그는 대학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기로 마음먹고 학생 장학금을 기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난 2009년부터 매월 10만원씩 적금을 들기 시작했다.

올해 8월 말 적금이 만기가 되자 이달 초 대학 발전기금 담당 부서를 찾아 기부의 뜻을 밝혔다. 퇴임 이후 그가 하루 일하며 받은 보수는 6만4천원. 씀씀이를 줄여가며 7년에 걸쳐 모은 돈을 선뜻 대학에 내놓은 것이다.

그는 오히려 대학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비하면 “약소하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그는 전달식에서 “삶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대구대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면서 “항상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은 것 같아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홍덕률 총장은 “퇴임 후에도 대구대를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쉽지 않은 결정을 해주신 것에 대학을 대표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그 소중한 뜻을 잊지 않고 잘 새겨 발전기금을 대학 발전과 학생들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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