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종때 학자 권의 추모<BR>아들 권심언이 지은 정자<BR>1566년 건립 450년 역사 간직
【예천】 문화재청은 지난 9일 예천군 용문면 제곡리(맛질길) 소재 `예천 야옹정`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17호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30호로 지정돼 있는 `예천 야옹정`은 조선 중종 때 학자인 야옹(野翁) 권의(1475~1558)의 아들 권심언(權審言)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정자로, 아버지의 호를 따서 `야옹정`이라 이름 붙였다.
건물의 수리 내력이 적힌 중수기(重修記)에 따르면 이 정자는 임진왜란 전인 1566년(명종 21)에 건립됐으며, 건물 지붕에는 1566년을 가리키는 `가정 병인(嘉靖 丙寅)`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가 남아 있어 연혁을 알 수 있다.
건물의 평면은 전체적으로 정면 4칸, 측면 4칸의 `고무래 정(丁)`자 형으로 정면 좌측 3칸은 대청, 오른쪽 온돌방 3칸과 누마루 1칸을 세로로 길게 두고 주위에는 흙과 돌로 만든 토석담장을 둘러 전면 담장 왼쪽에는 기둥이 네 개인 사주문(四柱門)을 세워 정자로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임진왜란 이전에 지어진 야옹정은 조선 전기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줘 지붕의 무게를 받치는 공포가 기둥 위에만 놓여 있으며, 공포를 이루고 있는 새 날개 모양의 익공(翼工)이 짧고 강직한 점, 창호의 가운데에 문설주가 세워진 `영 쌍창` 등은 조선 전기 건물의 특징이다.
또, 지붕 서까래 위에 놓인 평고대와 착고막이를 하나의 부재로 만든 통평고대는 이 건물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는 `예천 야옹정`의 오랜 역사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건물 내부의 천장 등 곳곳에는 단청의 흔적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어 정자에 단청을 한 것은 보기 드문 사례이다.
문화재 전문가는 “현재 임진왜란 이전의 건물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예천 야옹정`은 1566년 최초 건립 당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임진왜란 이전의 한국 건축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안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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