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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새벽

등록일 2016-09-09 02:01 게재일 2016-09-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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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순 자
죽천 바닷가

어머니의 새벽은 싱싱하다

밤새 파도가 토해놓은 미역, 곤피

여명에 건져올리는 손

울컥대는 갯내음을 달게 마시며

탱탱해지는 어머니의 가슴은

새벽안개에 젖은 꿈으로 붉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깡마른 몸이 지게차처럼 함지박을 옮긴다

나날을 조이는 삶의 그물을

날렵하게 빠져 나오는 새벽바다

어머니의 발걸음은 생선 지느러미보다 활기차다

한 꾸러미 옭아매던 근심들이 달아난다

짠내와 비린내가 어머니의 속 깊은 물결에 밀려난다

아직 기울지 않고 조각달 희미하게 떠 있는

읍내로 가는 길목

해산물 냄새 퍼트리며

소리없이 밝은 아침이 되시는 어머니

시댁이 지역의 죽천바닷가인 시인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골싹하게 담겨진 시다. 여명의 새벽바다에서 삶을 건져올리고 억척같이 한 생을 건너시는 어머니의 견고한 삶의 자세와 가족에 대한 사랑이 진하게 배어나고 있다. 이 땅 모든 사람들에게 어머니는 사랑의 모체이며 사랑 그 자체인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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