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6월 11일 경남 거창군 신원면 태생인 문일주 아기 1951년 2월 11일 719명 집단학살 때 어미와 총 맞아 죽다 2005년 6월 25일 감악산 넘어간 1948년 7월 10일생 김준태 지금도 세 살배기 문일주 아기묘에 무릎꿇어 술 따르더니 스물아홉 스물여덟 두 아들 아범이지만 옛 친구 만난 듯 무덤 빙빙 돌며 박산골 학살터에 흰밥뿌리며 노래부른다 “일주, 내 친구야! 내가 대신하여 아들 뒀으니 너의 자손도 퍼뜨려 너의 혼백 달래주리라 해와 달도 둥그런 통일조국에 너의 자손 뛰놀게 하리라”
해방공간에서 일어난 가슴 아픈 거창양민학살 사건을 제재로 한 이 시는 남도의 시인 김준태의 시 세계를 가늠할 수 있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겨우 서너 살된 문일주는 김준태 시인의 친구이다. 비명에 요절했지만 그의 못다한 한 생을 아들을 낳고 치열하게 함께 살아준다는 인식에서 가슴 한 쪽이 찡해져온다. 가파른 이념으로 분단 되었던 비극적인 지난 세월을 치유하고 해와 달도 둥그런 통일조국을 기원하는 시 정신에 깊이 동의하고 싶은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