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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끝났다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8-25 02:01 게재일 2016-08-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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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출신의 여자체조선수 코마네치를 세상은 아직 기억한다.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은 선수는 올림픽 역사에 없었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에 처녀출전했고 금메달을 3개나 땄으며 “인간의 몸을 빌려 나타난 요정”이라 했다. 그런데 그 코마네치가 성인이 된 후 비참한 처지에 몰렸다. 사회주의를 선전하는 일에 내몰리면서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궁핍에 시달리다가 미국으로 망명을 단행했다. `발칸의 도살자` 차우셰스쿠의 공포정치를 피해 많은 엘리트들이 조국을 버렸다.

1964년 소련을 등에 업고 집권한 차우셰스쿠는 1971년 북한 김일성을 만나 의형제를 맺은 후 미쳐버렸다. 루마니아 국민들은 “그 놈이 평양을 다녀온 후 괴물이 됐다”고 했다. 일당독재·우상화정책·공포정치 같은 못된 짓만 잔뜩 배워온 것이다. 그는 고아들을 모아 친위대를 만들었다. 모택동의 홍위병이나 캄보디아의 `소년소녀군`같은 것이었다. 철 없는 아이들에게 `살인면허`를 주어서 “저 놈은 적이다” 지목하면 그냥 죽였다. 국토 전역에 도청기 300만대를 설치해 “가로수에도 귀가 있다”할 정도였고 최고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를 강제로 짓게 만들었다.

1989년 루마니아 국민들은 혁명을 일으켰고, 공산당 정권은 순식간에 무너졌으며 차우셰스쿠 부부는 북한으로 도망가려다가 군인들에 붙잡혔고 법원은 대량학살과 경제파탄의 책임을 물어 사형을 선고했다. 수십 발의 총탄을 맞은 부부의 시체는 12월 25일 차가운 길바닥에 버려졌고, 사람들은 침을 뱉고 지나갔다. 미친 공산주의자의 말로였다. 지금 북한의 김정은이 똑같은 짓을 따라 한다. 경제는 파탄나고 공포정치때문에 엘리트들이 줄줄이 등을 돌린다.

북한 외교관의 자녀들이 `혁명의 뇌관`이다. 자유와 기본권과 번영을 알아버린 청소년들은 이미 북한을 버렸다. 어떤 세뇌교육도 효과가 없다. 자녀들이 먼저 외국 공관에 와서 망명신청을 하니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 북한의 시민혁명은 이제 시작이다. 그래서 “연극은 끝났다”란 말이 나온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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