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도 현
왜 빗소리는 와서 저녁을 이리도 길게 한상 차렸는가
나는 빗소리가 섭섭하지 않게 마당쪽으로 오래 귀를 열어둔다
그리고 낮에 본 무릎 꺾인 방아깨비의 안부를 궁금해한다
부엌에서 밥 끓는 냄새에 코를 킁킁거려본 적이 있다. 시인은 가족 공동체를 먹여 살리는 그 밥 짓는 냄새를 다정다감한 시인의 느낌에 실어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빗소리는 들려오고 밥 끓는 냄새는 퍼지고 정겹고 푸근한 사람 사는 모습들에서 낮에 본 무릎 꺾인 방아깨비의 안부가 궁금해지는 평화경을 안도현 시인 특유의 따스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던져주는 아침이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