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한 여름의 찜통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와중에도 경북 성주에서는 때 아닌 사드배치 문제로 더욱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군사적 대응조치로 피치 못해 이루어진다고는 하지만 과연 미사일방어의 핵심 무기 체계인 사드(THAAD·종말단계 고고도 미사일방어)의 한반도 배치가 우리나라의 외교적 관점과 경제문제, 전자파에 의한 성주군민들의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 없이 졸속으로 이루어지는 정책반영은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끝없는 퇴보로 여겨지고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는 `세계의 화약고`로 존재하고 있으며 최근 북한의 김정은 정권에 의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은 한반도의 신냉전시대를 여는 도화선이 되고 있다. 이처럼 지속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서 우리나라를 보호하기 위한 신무기 개발과 배치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조치일수도 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민감한 신형무기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국제적 이해관계와 국내·외적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점들은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깊이 있는 연구와 신중한 논의가 우선되고 지역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배려가 함께 공론화되어 진행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안겨주고 있다.
현재 미군에 의해 사드포대 배치가 진행 중인 일본과 괌의 사례는 성주 사드포대 배치절차와 목적, 배치환경에는 너무나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과연 중앙정부에서 이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했는가에 대한 의혹이 증폭 되고 있다.
괌의 사드부대는 아직 설치가 확정된 것이 아니고 지난 1년 동안 지역 주민들과 여론수렴기간을 현재까지 거치고 있으며 일본 역시 레이더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 검증과 기계 장치에 의한 소음피해 등을 이유로 설치반대에 대한 항의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괌과 일본 모두는 레이더의 전면부가 바다로 향하고 있지 성주군처럼 내륙을 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 속에서도 성주군의 사드배치계획은 미군의 일방적인 정책일 수 있다는 게 성주 군민들의 주장인 것이다.
하지만 현재 사드문제가 마치 지역이기주의에서 비롯된 사드의 전자파 유해문제로 폄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어디엔가는 배치를 해야 하는 방위시설이지만 지방정부와 지역주민들의 배타적 이기주의에 비롯되고 있는 듯한 언론보도는 동북아시아의 외교·군사·경제적 측면에서 중차대한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이 문제를 쉽게 간과해 버리려는 의도가 성주 군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사드배치문제 이후 직·간접적인 영향이 당장 눈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대구의 대표적인 여름축제 중 하나인 `치맥 페스티벌`에 참여하기로 했던 칭다오시의 우정 사절단이 공식적으로 불참을 통보해 왔으며, 대규모 유커들의 대구관광 역시 취소되었다. 그리고 한류문화를 주도해 나가고 있는 `K-POP`의 잇따른 중국공연취소는 만만찮은 사드의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이제라도 사드배치 문제를 원점에서 새롭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필요하면 관련된 지역주민들과의 적극적인 토론회와 더불어 설명회 등을 함께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서로간의 이해와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정책이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있는가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도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