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네덜란드 돌풍에 4강 좌절
세계 최고의 공격수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의 눈물겨운 투혼도 전염병처럼 번진 서브 리시브 불안과 다른 공격수들의 침묵에는 소용이 없었다.
한국은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세트 스코어 1-3(19-25 14-25 25-23 20-25)으로 패했다.
“서브 리시브가 잘 되면 이기는 것이고, 서브 리시브가 안 되면 지는 것”이라는 이정철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한국은 네덜란드의 예리한 서브와 에어컨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경기장 특성에 적응하지 못했다. 경기 내내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자멸했다.
한국은 리시브 불안에 레프트 김연경 위주의 공격패턴을 보였다. 김연경 혼자 공격을 풀기엔 역부족이었다.
1세트 중반부터 투입된 레프트 파트너 이재영(흥국생명)이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라이트 김희진(IBK기업은행)은 김연경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지 못했다.
센터 양효진(현대건설)도 네덜란드의 높은 벽에 별달리 힘을 쓰지 못했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KGC인삼공사)마저 뼈아픈 서브 리시브 실수를 연발하는 등 한국은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리우 올림픽 무대에서 아쉽게 퇴장했다.
한국은 김희진, 박정아, 이재영 양효진 등 4명의 득점을 모두 합쳐도 김연경 혼자 올린 27점에는 미치지 못할 정도로 김연경에게 모든 것을 의존했다. 4년 전의 실패를 답습했다.
반면 네덜란드는 주전 선수 3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고르게 활약했다.
이로써 2012년 런던 올림픽 3-4위전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 가로막힌 한국은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8강 관문을 넘어서지 못하고 `1976년 영광` 재현에 실패했다.
1976년 몬트리올에서 구기종목 사상 첫 동메달을 따는 이정표를 세운 한국 여자배구는 조별예선 전적 3승 2패로 2회 연속 8강 무대에 오르며 40년 만의 메달 획득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했다.
대진 추첨 결과, 8강 상대도 바라던 네덜란드였다. 한국은 세르비아보다는 올림픽 직전 3차례 경기에서 2승 1패를 거둔 네덜란드와 맞붙기를 원했다.
그러나 올림픽 조별예선에서 강팀들을 차례로 꺾으며 자신감과 컨디션이 최고조에 오른 네덜란드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세계 최강 중 하나인 중국을 3-2로 꺾고, 세계 랭킹 1위인 미국(2-3패)과도 풀세트 접전을 펼친 네덜란드의 돌풍은 한국마저 삼켜버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