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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의 소리들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8-17 02:01 게재일 2016-08-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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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사범대학교 마융(馬勇) 교수는 유라시아 분야 전문가인데 최근 싱가포르의 `연합조보`에 칼럼을 기고했다.“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이유가 있고, 불가피한 상황이 있다. 한국은 AIIB 등에서, 미국이나 일본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지지했다. 지금 사드 보복이 시작되는데, 심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이다. 사드는 미국이 주도하는데, 미국에는 어쩌지 못하면서 `한국 때리기`에 치중하면, 한·미·일 동맹을 강화시킬 뿐이다” 했다.

중국 정부 기관지 편집장을 지낸 정치평론가 덩위원씨도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기고문을 실었다.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려는 것은 중국이 북한 제재를 제대로 못한 때문이다. 중국은 충분히 북핵을 막을 힘이 있음에도 미온적으로 대했다. 지난 20년간 한국은 주변국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관계에 공을 들였는데, 보복조치로 이 우호관계가 깨어지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한국은 중국의 내정간섭이나 받던 과거의 조선이 아니다”

이같은 `양심의 소리`가 실린 매체가`중국의 언론`이 아니고 싱가포르의 신문이라는 점이 문제다. `환구시보`에는 그런 글을 실을 수 없다. 싱가포르와 한국은 우호관계가 돈독하기 때문에 중국정책에 반하는 칼럼까지 실어주었다. 이런 의견이 중국 여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다만 “중국에도 양심의 소리는 있더라”며 우리가 위로받을 뿐이다.

더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선 3명은 모두 `사드 반대`론자들이다. 그러나 김종인 현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강경파를 향해 “당신들의 지적 만족을 위해 정당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집권을 위해 사드반대를 당론으로 정할 수 없고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지적 만족`이란 말은 `이념적 만족`이란 단어로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김 대표는 “한·중관계보다 한·미관계에 방점을 두지 않을 수 없다”는 말로 당내 강경파들을 눌러왔다. 새 당 대표가 뽑히고 김종인 대표가 떠나면, 더민주당은 `도로 열린우리당`으로 가는가.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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