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동 현
일가 동기 삶터 잡아
오손도손 정겹게 살던
멧새 가족
대처에 가 본 적 없어도
따비밭 일구며
서푼 밭뙈기 텃밭에도
언제나 만족하며 살아
수리 무서운 밤 견뎌내며
가족 지키는 선산 산지기로
억척스레 살아온 엄마
아랫마을 머슴살이 간
아들 내외 궁금한지
작은 날개 파닥이며
언제나 그리움 달래던
엄마 텃새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가족 사랑 우애롭던 그들
이제 모두 다 떠나고
헛바람에도 알아서 드러눕는
빈 잡초들만 무성한가.
우리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참새처럼 생긴 멧새는 이 땅의 수수한 민초(民草)들을 닮았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 깃털과 별로 특별할 것 같지 않은 습생이 수수하게 한 생을 살아가는 이 땅의 어미들을 닮았다. 시인은 이러한 멧새들의 가족을 보면서 우애롭고 헌신적인 어머니를 떠올린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