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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씨앗 올림픽

등록일 2016-08-11 02:01 게재일 2016-08-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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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br /><br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

전 세계의 우려 속에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이 닻을 올렸다. 하계 올림픽은 동계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등과 함께 지구인들을 잠 못 들게 하는 세계 4대 스포츠 대회 중 하나이다.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인 만큼 모두의 환영을 받으면 좋으련만 리우 올림픽은 여러 가지 이유로 시작 전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지카 바이러스, 정치 혼란, 불안한 치안, 그리고 무차별적인 테러 등은 리우 올림픽 개최 여부를 불투명하게 만들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은 했지만, 세계인들은 여전히 불안하게 리우 올림픽을 지켜보고 있다.

미국 농구 대표팀은 불편하고 불안한 선수촌 대신 초호화 유람선에 숙소를 마련했다고 하니 리우 현지의 사정이 어떤지 짐작이 간다. 그렇다고 초호화 유람선까지 동원했다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이야기들이 세계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그 중 공통적인 것이 올림픽정신 위배다. 그것은 올림픽 회의론자들이 자주 말하는 올림픽의 상업화에 따른 올림픽 정신 해체와도 맥을 같이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 창설자 쿠베르탱은 “스포츠로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외쳤다. 그가 말한 평화는 다름에 대한 인정과 이해인데, 자신들만을 위하는 미국 농구 대표 팀의 독자적인 행보는 올림픽 정신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는 것이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는 말처럼 세상 모든 것 중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올림픽 또한 31회까지 오면서 분명 처음과는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그래도 지구인들이 올림픽을 보면서 열광하고, 또 더 큰 용기와 희망을 얻는 것은 올림픽을 넘어 선수들이 흘린 땀의 대가와 가치를 알고, 또 그 땀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그리고 행여나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더 큰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스포츠가 주는 마력(魔力) 중 하나는 바로 도전 정신이다. 도전 할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반드시 목표를 이루고야 마는 도전 정신! 그리고 정정당당함과 배려와 인정의 정신! 스포츠가 살아 있다는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번 올림픽 전(全) 경기를 꼼수가 난무하고,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국회에 있는 분들, 특히 중국 행 비행기 표를 예매한 분들이 꼭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기 자랑하는 의정 보고서 말고 올림픽을 보고 느낀 점을 국민들에게 보고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늦은 시간 방학을 맞은 초등학교 3학년 나경이와 함께 개막식을 보았다. 분명 뭔가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딸아이도 공감을 하는지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그리고 또래 아이가 나왔을 때는 아예 일어서서 텔레비전으로 들어갈 태세로 개막식을 보았다. 그리고 큰 소리로 자막을 읽었다.

“거리에 꽃 한 송이가 싹을 틔웠다. 버스, 전차, 자동차의 행렬 속에서도 아직은 깨끗하다. 한 송이의 꽃이 아직은 창백하지만, 아스팔트를 뚫고 올라온다. 색도 아직은 알 수 없고 꽃잎도 아직 벌어지지 않았다….”

자막 읽기를 마친 아이가 고개를 휙 돌려 따지듯이 묻는다. “아빠, 올림픽에서도 나무를 심자고 저렇게 노력하는데, 정말 너무 한 거 아냐.” 아이가 심호흡을 하고는 말을 잇는다. “아빠 우리 학교 옆에 있던 산이 다 깎여 나갔어. 그 자리에 아파트가 자라고 있어. 그리고 우현동 사거리 알지. 거기에도 분명 산이 있었는데, 아파트가 자라고 있어. 정말 너무 한 거 아냐.”

부끄러웠다.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리우 올림픽이 필자의 대답을 대신해 주었다. “지구 온난화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숲을 보호하고 되살리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숲을 재생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들은 우리의 희망이다.”

지구를 살리는 씨앗 올림픽, 리우 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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