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철
묶여 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으며
줄도 손길도 없으면
한낱 종잇장에 불과하리
눈물이 있으니 사랑이다
사랑하니까 아픈 것이며
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 날아라 훨훨
외로운 들길, 나는 이 길로 너는 저 길로
멀리 날아 그리움에 지쳐
다시 한번
쓰러질 때까지
묶여있음은 부자연스럽고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시인의 인식은 좀 다르다. 연줄에 묶여있는 연이므로 비로소 연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끈에 묶여 공중을 훨훨 날고 있는 연처럼 그렇게 해방을 갈구하는 존재다. 일정하게 어떤 틀에 묶여 있어 윤리성과 도덕성이 갖춰져야만 진정한 해방이고 사랑이라는 시인의 인식은 비록 자유에 대한 지향이라 할지라도 조리와 질서라는 틀에 묶여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