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난민팀` 10명의 선수가 참가한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케냐의 테그라 로두테(43) 여사가 단장을 맡았다.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인 그녀는 IOC에 탄원을 했다. “국가는 비록 파탄났지만, 선수로서의 기량은 뛰어나 올림픽에 참가할만 하고, 스포츠 정신만은 잃지 않았다. 부디 리우올림픽에 참가하게 해달라” 설득했다. 내전과 테러로 삶의 터전을 잃고 국가도 없고 국기도 없지만, “우리도 같은 인간임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IOC를 감동시켰다.
남수단의 육상 선수 5명, 콩고공화국의 유도 2명, 시리아의 수영 2명, 에티오피아의 육상 800m 1명 등 10명이 국기도 없이 오륜기만 들고 입장할 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IOC위원장 등 본부석 요인과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이들을 환영 격려했다. 특히 선수중에는 시리아에서 독일로 탈출할 때 에게해를 수영으로 건넌 마르디니(18) 선수도 끼어 있었다.
우리 축구팀이 피지를 8:0으로 대파한 것도 특별하다. 그러나 대승에 자만하는 것은 금물이다. 피지는 인구 90만명 밖에 안되는 작은 나라이고,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은 대부분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 골키퍼는 현직 경찰관이고, 축구는 `부업`이다. 그런데도 전반전에서 1골밖에 내어주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힘도 빠지고 전의도 상실한 후반전에 7점이나 허용한 것은 불가항력이었다. 다음에 만나는 독일과 멕시코는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을 가진 팀들이다. 매사에 자만은 독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