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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RDF사업, 이번엔 완공되나

등록일 2016-08-03 02:01 게재일 2016-08-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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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득 편집부국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포항시 생활폐기물에너지화(RDF)사업이 지난달 소리소문도 없이 슬그머니 착공을 했다. 말이 착공이지 RDF시설이 들어 설 곳에 있는 구 포항도시가스 폐건물을 해체하는 것으로 대신한 것이다. 인근 제철, 인덕, 청림동, 오천읍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해 조용히 진행시키려다 뒤늦게 발각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총 사업비 1천292억원(국비 556억, 도비 38억, 민간자본 698억원)이 투입되는 포항시 RDF사업은 처음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필자가 처음 `RDF`라는 단어와 처음 접했던 시점도 지난 2008년 4월로 기억된다.

포항시가 왜 9년 동안 이 사업을 질질 끌어 왔는지, 우선 첫 시작단계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과정을 한 번 되짚어보자.

이 사업을 처음 맡았던 당시 최 모(퇴직) 청소과장은 3~4년 동안 이 업무에 매달렸으나 끝내 성사시키지 못하고 현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바통을 넘겨받은 한모(퇴직) 청소과장이 부임해 오면서 다소 활기를 띠는 듯 했으나 결국엔 흐지부지 됐다.

후임 정모 과장이 오면서 현 RDF사업의 기본 골격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됐다. 정 과장은 1년 반 이상을 환경부와 지식경제부 등 중앙부처를 수없이 방문하면서 이 업무에 매달렸다. 하지만 그 역시 시작도 해보지도 못하고 딴 곳으로 전보됐다.

이후 이 업무를 잠시 맡았던 이 모 과장 역시 매듭짓지 못했고, 이어 바통을 넘겨받은 최모 과장도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떠났다. 이강덕 시장의 후광을 업고 부임한 최 과장은 자신이 이 업무를 맡을 동안 반드시 착공시키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말았다.

결국 이달초 부임한 이 모 과장이 `조용한 착공`을 하면서 길고 긴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

한가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순환보직에 따른 포항시 인사정책이다. 지난 2012년부터 청소과에 부임해 4년 넘게 이 업무를 맡아 온 담당 계장이 타 부서로 전보된 점이다. 그는 이 업무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있는 전문가다. 물론 계장 개인에게는 불만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포항시 청소행정으로 봐서는 아쉬운 대목이 많다. 4년 넘게 한 업무만 맡아 온 전문가를 어느 날 갑자기 타 부서로 보낸 인사정책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를 곰곰히 되새겨 봐야 한다.

포항시가 RDF사업과 관련,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다. 가장 시급한 문제가 인근 제철, 인덕, 청림동, 오천읍 등 RDF사업 반대주민들의 반발을 어떻게 잠재우느냐다. 포항시가 지난주 이들 주민들과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았다고 한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대기 오염물의 원료화 유입을 막기 위해 재활용품 선별 공정을 추가하기 위한 전 처리 시설 보완, 환경운동연합·포항경실련 등 환경·사회단체 등으로 부터 불공정 독소조항이라는 문제가 제기된 한국환경공단과의 위수탁 협약서 보완문제, 호동 매립장 곳곳에 야적돼 썩어가고 있는 베일 처리문제, 특정 목적의 매각 금지 등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또 우려되는 대목은 이 사업을 처음 제안했던 포스코가 빠진 상태에서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얼마나 원만하게 공사를 진행시킬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당초보다 2개월 늦게 착공한 포항시 RDF 사업이 계획상으로는 30개월 후인 오는 2018년 10월 완공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동안 6명의 청소과장이 바뀌면서 어렵게 착공한 RDF 사업이 이번엔 아무 탈없이 무사히 완공될 수 있을까. 앞으로 남은 2년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닐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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