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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교육을 하는가?

등록일 2016-08-02 02:01 게재일 2016-08-0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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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сургалт)과 나눔(хуваа|х), 그리고 지구(дэлхий)<BR>(교육칼럼) 세계시민교육의 현장을 찾아서 (4)
▲ 지난 6월 몽골을 찾은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이 몽골 현지 주민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이주형교사 제공

학생들이 만든 인간띠는 분명히 희망의 띠였다.

처음에는 사막 속에 학생들이 있었지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막이 학생들이 만든 희망의 띠 속에 있었다.

뜨겁고 건조한 사막에서

구슬땀 흘리며 나무심기

반신반의하던 현지주민들

하나, 둘 학생들 돕기시작

태양 열기보다 뜨거운

신뢰와 사랑이 무럭무럭

인간들의 욕심과 인간들에 대한 불신으로 점성을 잃고 건조할 대로 건조해진 땅들이 학생들의 노력에 온갖 생명을 키우던 지난날의 기억을 되찾았다.

그래서 한 방울의 물이라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인간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을 스스로 모았다.

그리고 모유를 수유하듯 어린나무들을 꼭 안고 체하지 않도록 천천히 물을 나눠주었다.

나무들이 물을 빨아올리는 소리가 땅의 교향곡이 되어 학생들을 더욱 신명나게 만들었다.

학생들은 어렵게 마음을 연 땅들이 고마워 한 그루의 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사막의 태양이 온갖 심술을 부렸지만 학생들을 멈출 수는 없었다.

처음에는 어린 학생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멀찍이서 지켜보던 몽골 현지 주민들이 학생들을 돕기 시작했다.

다름을 인정할 줄 알고, 또 나눔의 가치를 아는 학생들이 먼저 몽골어로 “쌤배노(Сайн байна уу)”라고 인사하였다.

학생들의 몽골 인사에 몽골 현지 주민들은 더 환한 웃음으로 “안녕하세요!”라고 답하였다.

몽골 현지 주민들은 우물에서 물을 깃고 학생들은 양손으로 물을 날랐다. 팔에 깁스를 한 호성이도, 손목이 아픈 다은이도 더 열심히 했다.

사막의 열기보다 나눔과 배려, 그리고 사랑의 열기가 더 뜨거운 몽골 사막!

NGO단원들이 학생들을 말렸다. 그리고 말했다.

“그만하면 충분하다. 많은 나무들에 물을 준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몽골 현지 주민들이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의 참마음을 알았다. 그래서 이제부터 자신들이 하겠다고 말했다. 자신들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무엇보다 고맙고 감사하다.”

학생들은 마치 소나기라도 맞은 듯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그래도 불평, 불만을 하는 학생이 없었다.

사막의 열기에 데워져 미지근해진 물이지만 학생들은 감사한 마음으로 현지 주민들과 나눠 마셨다.

그리고 같이 조림사업장을 둘러보았다.

학생들의 눈망울에는 벌써 성인목이 되어 숲을 이룬 나무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어느 시인의 시가 떠올랐다.

“나 하나 꽃피어 /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 말하지 말아라 /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 결국 풀밭이 온통 /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 시인 “나 하나 꽃피어” 중에서)

▲ 이주형 산자연중학교 교사
▲ 이주형 산자연중학교 교사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이 몽골에서 꽃 피운 것은 사막의 나무만이 아니다.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은 사막에 오기 전에 몽골 쎈뽈초등학교 2학년인 오양가 학생에게 몽골 전통 집인 게르(Ger)를 직접 지어주었다.

오양가 학생은 집이 워낙 가난하여 7명의 식구가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학생이다.

오양가 학생의 가장 큰 소원이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이라는 것을 전해들은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은 오양가 학생을 위한 모금 활동을 펼쳤고, 결국 오양가 학생의 소원을 이루어주었다.

교육 개혁을 외치는 지금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왜 교육을 하는지, 과연 교육의 목표는 무엇인지. 그 답으로 필자는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의 몽골 해외 이동수업의 주제를 제시한다.

“교육과 나눔, 그리고 지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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