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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리는 것들과 떠나야 하는 것들 3

등록일 2016-07-29 02:01 게재일 2016-07-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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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진
돌 담쟁이 핏물 질 무렵

몽롱한 머릿속에 아물대는 사랑처럼

손때 묻은 수첩에 무심히 박혀있는

기억 흐린 전화번호처럼

아스라이 잊혀져간

이 소중한 나날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간직할까

감감히 묻었던 유년의 뒤란에

두레박 조심조심 드리우고

우물 속에 빠진 별을 건진다

가뭇없이 가버리는 것들이 있다. 사람도 사랑도 아스라이 떠나버리고 오랫동안 텅 빈 가슴을 쓸어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어찌 잊을 것인가. 내 삶의 중심에 혹은 가장자리에서 빛났던 소중한 나날들이 아닐 수 없다. 아련한 유년의 뒤란도 아름다운 청춘의 시간들도 쓸쓸히 지나가버린 것이다. 시인은 아득한 기억의 저편 혹은 깊은 추억의 우물에서 고왔던 시간들을 길어올리고 있다. 가만히 눈 감아 본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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