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재의 의미에드워드 윌슨 지음 ·이한음 번역사이언스북스 펴냄·과학사
`인간 본성에 대하여`와 `개미`로 퓰리처 상을 2회 수상한 바 있는 에드워드 윌슨은 생명에 대한 사랑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은 채 인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차근차근 살펴보고 있다.
다섯 개의 부로 구성된 이 책은 `지속 가능한 자유와 책임을 위하여`라는 부제로 자연 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여정을 통해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와 “왜?”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다가간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에서 밝히듯 `우리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우리 종을 탄생시킨 상황과 과정에 놓여 있다. 인간 조건은 역사의 산물이다.
현재의 인간 조건을 이해하려면 한 종의 생물학적 진화와 그 종을 선사 시대로 들어서게 한 환경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십만 년에 걸친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를 탐사한다는 것은 우리 종이 어떻게, 왜 출현하고 살아남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열쇠도 된다.
“우리는 모두 성인이자 죄인인, 진리의 수호자이자 위선자인 유전적 키메라다.” 윌슨은 인간이 본능을 가지고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렇게 정리한 다음,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고생물학의 영역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사회적 행동 역시 일종의 진화론으로 설명한다. 이기적 개인은 이타적 개인을 이기지만, 집단 차원에서는 이타적 집단이 경쟁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와 정반대 입장에 서며 논쟁을 벌인 `다수준 선택` 이론이다.
윌슨은 “자그마한 인지 상자에 갇힌 채, 연속체에서 자신들이 아는 자그마한 영역을 끝없이 세세하게 이렇게 저렇게 조합을 하고 또 하면서 찬미한다”며 인문학자들을 비판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