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마저 사랑하라이원락 지음청어출판사 펴냄·에세이
“외로움, 아픔, 슬픔, 고난, 고통, 괴로움, 고뇌 등은 모두 가시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것을 거쳐야 영혼을 만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이들을 좋지 않게 여기고 피하려 하지만, 이런 것을 통해야 비로소`선(善)`의 세계에 들어갈 대문을 볼 수 있다. 이때 우리는 신비와 감사의 경지를 들여다 볼 수 있다.”(이원락 수상집 `가시마저 사랑하라`중)
최근 세번 째 수상집 `가시마저 사랑하라`(청어출판사)를 펴낸 효산요양병원장이자 수필가인 이원락(71)씨는 이 책에서 인생을 제일 굳건하게 사는 방법으로 동물까지도 돌보는 영원성을 가진`사랑`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40여 년간 의사로 살아온 저자는 현대인들이 세상 일에 숙달돼서 부끄러움, 용서의 가치, 정의, 분노, 슬픔 등이 줄어든 채 하루하루의 삶에만 매달리는 세태를 아쉬워 한다. 저자는 인간 두뇌의 움직임이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할 수록 현실을 생각하고 시간에 따라 변해 가는 주변이나 환경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랑·생각·인생·일상·행복 등 다섯 가지 주제로 펼쳐지는 50여 편의 단상들은 담백하고 품격있는 저자의 삶을 대변하는 듯 정갈하게 다가온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 대한 경외심, 다른 이를 돌아보는 이타적 배려, 사랑과 평화 깃든 세상과 여유로운 삶을 향한 관조하는 글들은 읽는 이에게 의미있는 가르침과 평안을 함께 전해준다.
저자는 사랑 중에서도 남녀 간의 애정과 영원한 사랑인 아가페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그래서 더 알차고 의미 있는 삶을 살려면 이웃이나 동물들, 심지어는 신이 만든 이 땅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세상에 대한 관심이다. 관심이 있으면 결국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다. 세상사에서 무관심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기보다 알찬 오늘을 모아서 영원으로 이어지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마라톤 마니아로 잘 알려진 저자는 풀코스 35회, 100㎞를 4회 완주했으며, 지난 2003년 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200㎞를 27시간 19분에 주파한 기록도 갖고 있다. 대구적십자병원장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지원 지역심사평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환경운동에도 헌신해 낙동강살리기운동협의회장 등을 맡았다. 대구YMCA이사장·한국소비자연맹 대구광역시지회 자문위원·대구경북 마라톤클럽연합회장 등 활발한 사회활동도 펼쳤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며, 경북중·고등학교 동문 문집인`경맥문학`을 창간했다. 경북매일 칼럼니스트, 독자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