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안전한 도시

등록일 2016-07-27 02:01 게재일 2016-07-27 19면
스크랩버튼
▲ 정철화<br /><br />편집부국장
▲ 정철화 편집부국장

학생들의 여름 방학에 이어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여름 휴가철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휴가 방법은 역시 해수욕장과 계곡에서 즐기는 물놀이 여행이다. 즐거워야 할 여름 물놀이 여행이지만 항상 익사사고의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여름철 물놀이 사고 사망자 수는 36명으로 전년 24명에 비해 50% 급증했다. 사고 원인 중 수영 미숙 사망자가 절반에 가까운 10명, 높은 파도에 휩쓸린 경우도 7명에 달한다.

최근 5년(2011~2015년)간 물놀이 전체 사망자 수는 174명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8월 86명(49.4%), 7월 62명(35.6%)으로 여름휴가 기간인 7~8월에 대부분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는 전쟁과 재난 등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 매년 여름 휴가철마다 물놀이 사고도 되풀이되고 있어 재난에 준하는 안전보호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물론이거니와 이러한 위험상황이 닥치지 않도록 예방하는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도 중요한 국가의 사명이다.

물놀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사회안전망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삼면이 바다이고 강과 저수지가 많은 우리나라 국민들은 항상 익사사고의 위험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익사 사고는 불시에 발생하는데다 즉각적인 구조활동에도 많은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국민들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일 중의 하나이다.

국민들이 최소한 생존수영의 기술을 연마하도록 하는 것. 수영은 바다나 물놀이 사고에서 살아날 수 있는 필수 생존법이다. 우리나라 익사사고의 대부분이 수영 미숙에서 비롯되고 있다. 바다나 저수지 등 물에 빠졌을 때 생존법은 구조자가 올 때까지 물 위에서 최대한 오래 버티는 것이다. 익사자 대부분은 물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때문에 허둥거리다 사고를 당하게 된다. 평소 수영기술을 연마해 놓으면 위험한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한 반응을 하게 된다.

이 생존수영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실현해야 할 필수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모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수영장을 만들어 수영 과목을 필수 교육과목으로 정하고 전교생이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수영을 필수과목으로 배우고 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스웨덴 유럽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영을 `반드시 배워야 할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올해부터 초등학교 수영의무교육을 도입했다. 교육부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연간 10시간씩 수영교육을 하고 2017년 5학년, 2018년 6학년으로 점차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포항에서도 올해 새 학기부터 지역 내 초등학생 3~4학년을 대상으로 수영 실기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효율적인 교육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해 보인다. 초등학교 내에 자체 수영장을 갖춘 곳이 한 곳도 없는데다 위탁교육을 해 줄 수영장도 태부족이다. 포항시내 67개 초등학교의 학생 수는 2만6천여 명이고 올해 수영교육이 진행되는 초등학교 3, 4학년 8천300여 명을 교육하기에도 힘겨울 정도이다. 앞으로 5, 6학년으로 교육이 확대되면 현재 시설만으로는 교육이 거의 불가능하다.

세월호 사고를 기억한다면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더이상 위험에 방치해 놓아서는 안 된다. 정부의 예산을 무작정 기다릴 게 아니라 지자체가 먼저 나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돈이 많이 드는 최신 시설을 갖추기 전에 폐교 등을 활용한 체험학습용 간이수영장이라도 만들겠다는 추진 의지가 필요하다. 안전한 국가, 안전한 도시는 구호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하는 데서 비롯된다.

데스크칼럼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