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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편

등록일 2016-07-27 02:01 게재일 2016-07-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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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일 선

누구는

시 한편 쓰는 것이

삼라만상에 큰 업장 하나

무겁게 얹어놓는 것이라 하는데

또 누구는

시 한편 갖는 것이

신생의 아기 막 태어나는

첫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하는데

난 언제쯤이면

갓난아기의 마음 가슴에 모시면서

옳은 시 한편

가질 수 있으려나

굵직하고 절절한 민중적 정서를 담아내는 중견의 시인이 겸허하게 자신의 시업을 돌아보고 더 정진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해보는 시다. 몇 줄 안되는 시 한편이 거느리는 그늘이 깊고 넓다. 시인의 토로처럼 삼라만상의 큰 업장 하나를 내려놓는 일이기도 하고 새 생명을 얻는 것과 같이 숭엄하고 가치로운 일이지만, 감동적인 시 한 편을 생산하는데는 얼마나 내공을 쌓고 부단한 습작의 과정이 따르는지 모를 일이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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