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환 “프로 없이는 한국 복싱 미래 없다” 정부 차원의 지원 호소
홍 회장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 프로 복싱을 제발 살려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고사 상태에 빠진 프로 복싱에 대한 지원 없이는 한국 복싱의 미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회장은 먼저 한국 복싱이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남자 56㎏급의 함상명(21·용인대)이 극적으로 와일드카드를 획득하면서 간신히 연속 출전 기록을 이어가게 된 현실을 짚고 넘어갔다.
그는 “요즘 아마추어 복싱 선수 중에서 프로가 되려는 선수가 없다. 지자체에서4천~5천만원의 연봉을 받는데 굳이 프로로 전향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며 “국내에 안주하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무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복싱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면서 올림픽 명맥이 끊어질 뻔한 위기까지 초래했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따라서 프로 복싱의 활성화 없이는 한국 복싱의 미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침체한 프로 복싱의 붐을 새롭게 일으키려고 해도 예산과 보조금이 없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요즘에는 복싱 시합을 하려고 해도 장소를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방송사에도 중계료를 받는 게 아니라 줘야 하는 처지다. 선수가 맞고 다쳐도 치료비마저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프로 선수가 되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복싱도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가 사라졌다”며 “아마추어가 국가의 보조금을 받는다면 프로라고 못 받을 이유가 없다. 올림픽 메달보다 세계 챔피언이 더 국위를 선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회장은 `자생력이 생명인 프로 스포츠에 정부의 지원금을 요구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취재진의 지적에는 “나도 그 말을 많이 들었다. `프로니까 못도와준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렇게 프로 복싱을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읍소했다.
그는 “프로 복싱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아마추어와 프로 복싱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2020년 올림픽에서는 정말로 어두운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4전 5기` 신화에 빛나는 전 세계 챔피언인 그는 2012년 선수 출신으로 처음 KBC 회장에 올랐다. 집안싸움이 끝나길 기대했지만, 오히려 분열은 더욱 심화했다.
결국, 2014년 KBC의 일부 직원이 한국권투연맹(KBF)을 새로 만들어 떨어져 나오는 등 국내 프로 복싱 집행 기관은 4개로 쪼개졌다.
홍 회장은 “정부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언제든 통합이 가능하다”며 “또 이제는 복싱에서 프로와 아마추어를 분별할 필요가 없어진 만큼 프로 단체와 아마추어 단체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