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윤 환
나비들 이내 귓가에 날아와 낮은 목소리로 무어라 속삭인다
그 순간에도 새로운 나비들 또 자라나
하늘 가득 바쁘게 날아다닌다
모두 잠든 이밤중에도 나비들 수없이 태어나고
부지런히 날개달고 있다
은빛나비떼 하늘 가득 날아다니고
밤하늘 번쩍번쩍 빛난다
나비들 태어나는 수만큼 말씀 점점 더 가벼워지고
길에는 나비들의 주검, 탈색된 낱말들만 첩첩 쌓인다
눈부신 은빛나비떼 바다건너고 있다
사람들 여전 외롭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 보이지 않는 어떤 선이 있다. 이 시에서 나비로 표현되는 휴대폰의 전파가 그 중 하나가 아닐까. 모두 잠든 밤중에도 수많은 선이 우리를 통과하고 날아다닌다. 편리한 세상이다. 그러나 시인은 이런 문명의 이기를 예찬하는게 아니다. 탈색된 낱말, 여전히 사람은 외롭다는 표현에서 인간성이 훼손되거나 상실되어가는 안타까운 현실을 비웃고 있는 것이다. 엄청난 양의 정보가 무서운 속도로 전송되는 편리한 문명의 세상이지만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이 너무 많아 안타까움이 더한 현실이다.
<시인>